신용등급 2곳서 상향조정, 작년 이후 한국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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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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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디스 조정 열흘만에 피치도 1계단 올려

“지난달 말 무디스가 우리 신용등급을 올렸을 때만 해도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들이 있었다. 하지만 피치의 등급 상향 조정으로 (한국의 국가신인도에 대한) 평가가 매우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인식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6일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밝혔다.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민간 경제전문가들도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린 데 대해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한국이 승자(勝者)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A레벨(‘AA―’ 이상) 국가들 중 3대 신용평가사의 등급이 오른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2011년 이후 두 개 이상의 신용평가사에서 등급이 상향 조정된 것도 한국이 처음이다.

반면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등은 줄줄이 등급 하락의 철퇴를 맞고 있다. 특히 일본은 공공부채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올 5월 피치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두 계단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외환보유액이 한국의 10배에 이르는 중국 역시 최근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로 부도 위험 지표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에서 국가신인도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국이 5일 0.99%포인트로 중국(1.00%포인트)을 처음 하회했다.

피치의 이번 상향 조정엔 무디스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안정적인 성장기조와 재정건전성이 큰 몫을 했다. 피치는 “한국이 같은 등급 그룹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2007∼2011년 경제성장률이 높고 물가변동성은 낮았다”며 “경기 둔화와 선거 등을 겪으면서도 안정된 재정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국가채무 비율도 낮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해외자금 조달 비용도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달 무디스의 등급 상향 조정으로 신용등급이 ‘Aa3’로 올라간 KDB산업은행은 6일 10년 만기 달러 공모채 7억5000만 달러를 1.55%포인트의 가산금리에 조달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국책은행의 평균 가산금리(2.70%포인트)에 비해 1.15%포인트 낮은 것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의 시각이 개선되고 있지만 국내 실물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2년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7월에 발표한 속보치 0.4%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피치#한국#국가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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