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K-뷰티’를 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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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땅그룹, 한국화장품기업 심비오즈 인수

프랑스의 글로벌 화장품기업인 록시땅그룹이 한국 한방화장품 회사 심비오즈를 지난달 인수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프랑스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가 한국 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뷰티’(한국의 미용산업)가 한류(韓流)를 타고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프랑스 기업이 세계 시장을 공략할 차세대 브랜드로 한국 한방화장품을 택한 셈이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일본의 ‘슈에무라’, ‘SKⅡ’ 등이 각각 로레알, P&G에 인수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듯이 이번 인수로 한국에 뿌리를 둔 글로벌 브랜드가 탄생할지 주목하고 있다.

록시땅그룹은 심비오즈 지분 50.14%를 확보했으며 조만간 63%까지 늘릴 계획이다. 나머지 37%는 창업자 이호정 대표(50) 등이 계속 보유하게 된다. 그룹은 주주에게 보낸 발표자료에서 “심비오즈의 화장품 브랜드 ‘에르보리앙’이 효능을 인정받아 유럽의 주요 백화점에서 팔리고 있는 점에 주목해왔다”고 설명했다. ‘록시땅’, ‘멜비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록시땅그룹은 세계 90개국에서 2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심비오즈는 로레알에서 화장품 개발을 담당했던 이 대표가 같은 회사 출신 마케팅 전문가 카탈린 베르니 씨와 함께 세계 시장을 목표로 2006년 창업한 회사다. 이 대표는 “로레알 프랑스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한국 화장품도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느꼈다”며 “한국 특유의 인삼 유자 등이 들어간 한방화장품은 유럽에서도 통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제품 브랜드도 아시아의 허브라는 뜻의 에르보리앙으로 정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을, 베르니 씨는 프랑스법인에서 판매 및 마케팅을 담당해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진생 인퓨전’, ‘유자 소르베’ 같은 영양크림은 프랑스 고급 백화점 ‘봉마르셰’ 등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제품에는 ‘코리안 스킨 테라피’라는 설명도 쓰여 있다. 심비오즈의 최근 일년 매출은 약 35억 원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록시땅#기업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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