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포스코건설 “삼척에 원전 2기 짓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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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 첫 정부에 의향서

포스코건설이 강원 삼척시에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겠다는 건설의향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민간 기업이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독점적으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해 왔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정부가 수립 중인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될 발전소 건설 및 운영 사업자 신청에 전남 고흥군에 석탄발전소, 경기 시흥시에 복합화력발전소, 삼척시에 원전을 짓겠다는 의향서를 냈다. 원전 2기는 모두 합해 280만 kW 규모다. 지난해 말 삼척시는 경북 영덕군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선정됐다.

포스코건설 외에 한수원도 삼척시에 3기, 영덕군에 3기 등 모두 6기의 원전을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지금까지 화력발전소는 많이 지었으나 원전을 건설 또는 운영한 적은 없다. 포스코건설 측은 “사업자로 선정되면 한수원과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설계와 시공, 설비 운영에 적합한 업체를 골라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원전사업 참여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준비도 오랫동안 해 왔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경우 원전 104기 중 98기를 민간 기업이 운영한다”며 “국내 원전사업에 먼저 진출한 뒤 해외 시장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전 건설과 운영은 모두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민간 기업의 참여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 중 원전을 독자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포스코건설이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한수원이나 해외 기업의 원전 설계를 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측은 “의향서 접수 단계에서 특별히 자격 요건을 따지지는 않는다”며 “민간 기업이 원전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적정한지 정책 판단을 거쳐 12월 말까지 발전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5일 마감한 발전사업 건설의향서 접수에는 포스코건설을 포함해 24개 민간 기업과 6개 공기업이 모두 97기의 발전소를 짓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의향서에 담긴 발전소 용량을 모두 더하면 8977만 kW로 현재 국내 발전소 총설비용량(8155만 kW)보다 많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상태인 데다 떠오르는 시장으로 평가받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발전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려면 국내 사업 경력이 있어야 돼 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포스코#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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