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사고 소식에 브라질 혼자 계신 아빠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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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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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이강희 부장 딸 “유가족 아픔 고스란히 느껴”
사내 웹진에 올린 편지 화제

“(6일 발생한) 페루 헬기사고 소식을 듣곤 나도 모르게 ‘아…’ 하는 탄식이 새어 나왔습니다. 먼 곳에 혼자 계신 아버지를 떠올리니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가족이 겪을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수많은 건설인이 외로움과 불편함, 위험까지 감수하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18일 포스코건설 사내 웹진에 올라온 ‘건설, 두 글자에 압축된 아버지의 삶과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A4용지 한장 반 분량인 이 글의 필자는 인천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소영 양(17·사진). 이 양은 페루 사고를 접한 뒤 포스코건설 홍보팀에 직접 연락해 “브라질에서 혼자 생활하는 아빠와 타국에서 애쓰시는 다른 아빠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기고를 자청했다. 이 양의 부친은 포스코 안전업무팀 이강희 부장(47)으로 현재 브라질에서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글이 공개된 후 포스코 직원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나의 얘기인 것 같이 느껴져 감격스러웠다’는 해외 현장 직원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브라질법인 플랜트팀의 이상훈 기사는 “이 양의 아버지는 플랜트 공장만 짓는 게 아니라 ‘부정(父情)’이란 단어를 딸의 가슴에 건설한 것 같다. 해외현장에서 일하며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 할 일도 있지만 글을 읽고 나니 자부심이 절로 생긴다”며 고마워했다. 인도네시아법인 플랜트팀의 최근제 대리는 “글을 읽는 순간 코끝이 찡해지면서 쳐졌던 심신이 가뿐해짐을 느꼈다”며 감사하다는 뜻을 표했다. 포스코건설 홍보팀 김화란 과장은 “이 양의 글이 열악한 공사환경과 향수병에 힘들어하고 지친 해외 현장직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며 “사내신문에 게재해 더 많은 직원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페루헬기사고#포스코건설#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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