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삼성에버랜드에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여서 지분 매각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J는 4일 삼성에버랜드 주식 5만8823주(지분 2.35%)를 삼성에버랜드에 팔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182만 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1070억5786만 원이다.
삼성카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지분을 현재 8.64%에서 5%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 때문에 삼성에버랜드는 지난달 2일 최대 40만 주, 728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하고 주주들에게 매각 의향을 타진해왔다. 삼성에버랜드 측은 “자사주를 매입할 때는 모든 주주에게 주식 매각 기회를 주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CJ를 제외한 주요 주주 가운데 삼성꿈장학재단도 삼성에버랜드 주식 10만2980주(4.12%)를 매각하기로 했다.
CJ 고위 관계자는 이날 지분 매각에 대해 “삼성에버랜드 주식은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돼 오래전부터 매각 대상이었지만, 비상장 주식이라서 팔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며 “단순한 비영업 자산 처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CJ의 설명을 쉽게 믿지 않는 분위기다. 1071억 원에 주식을 팔더라도 세금을 떼고 나면 810억 원가량이 남는데, CJ가 이 정도 금액을 챙기려고 주식을 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소송에 CJ그룹이 개입됐다는 시선에 부담을 느낀 CJ 측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영향을 끼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일종의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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