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프라이팬, 수입원가의 2.9배 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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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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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 브랜드 8개 제품 조사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럽산 프라이팬의 국내 판매가격이 수입 원가의 2.9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은 해외보다 최대 57.4%나 비쌌다.

사단법인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 테팔, 독일 휘슬러와 볼, WMF, TVS 등 5개 브랜드 8개 제품의 가격을 조사해 3일 발표했다. 연합회 조사 결과, 이 가운데 WMF의 세라룩스 등 알루미늄 프라이팬 4개 제품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수입가격의 2.9배에 이르렀다. 수입원가가 10만 원인 제품을 들여오면 소비자에게는 29만 원에 판매하면서 수입·유통업체들이 마진으로 19만 원을 챙긴다는 의미다.

연합회 관계자는 “유럽산 프라이팬의 수입·유통마진은 판매·관리비나 인건비 등을 고려해도 높은 편”이라며 “수입·유통업체들이 독점 수입권을 무기로 지나치게 많은 마진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산 프라이팬의 국내외 가격차도 컸다. 휘슬러와 볼, WMF 등 고가 프라이팬 4개의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과 6개국(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일본) 백화점 평균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국내외 가격차는 3.0∼57.4%에 이르렀다. 조사 대상 제품 중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볼의 ‘다이아몬드 플러스’ 제품은 해외에서는 14만6137원에 팔렸지만 국내에서는 23만 원에 판매돼 57.4%나 비쌌다. 같은 회사의 ‘로직’ 제품 역시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44.9% 비쌌다.

국내 판매가격은 어디에서 파느냐에 따라 가격차가 컸다. 백화점 판매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대형마트는 82.5, 전통시장은 74.3, 온라인쇼핑몰은 69.9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해 7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유럽산 프라이팬의 국내 소비자 판매가격은 수입원가 하락폭(평균 8.3%)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내렸다. 관세 인하분 일부를 수입·유통업체들이 챙겼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합회가 지난해 6월과 올해 5월 소비자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휘슬러의 ‘알룩스 프리미엄’은 20만 원에서 18만7000원으로 가격이 6.5% 내려가는 데 그쳤다.

또 이탈리아 TVS의 ‘블랙뷰티’는 가격이 4.7% 인하됐으며 볼의 ‘로직’, 테팔의 ‘나추라’의 가격은 FTA 발효 후에도 전혀 내려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유럽산#프라이팬#수입원가#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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