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김치 햄버거’… 이 남자 손맛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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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셰프 대런 보한, 크라제에 영입
“사찰음식 환상적… 예술적 영감 받아”

대런 보한 크라제인터내셔날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스토란테 크라제 주방에서 파스타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초 국내 버거업체 크라제에 합류한 그의 전공은 이탈리아 음식이다. 크라제인터내셔날 제공
대런 보한 크라제인터내셔날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스토란테 크라제 주방에서 파스타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초 국내 버거업체 크라제에 합류한 그의 전공은 이탈리아 음식이다. 크라제인터내셔날 제공
“7월에 백김치를 넣은 ‘대런 보한 버거’를 선보일 겁니다. 한국의 훌륭한 식재료를 최대한 사용해야죠.”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스토란테 크라제에서 기자와 만난 대런 보한 크라제인터내셔날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자신이 구상하는 신메뉴의 비밀을 살짝 털어놓았다. 그는 “흑미로 만든 번(버거빵)에 호주산 패티, 백김치로 아삭한 맛을 살린 샐러드를 3층으로 쌓아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 수제 버거 업체 크라제인터내셔날에 합류한 보한 CD는 호주에서 자라 영국 런던의 ‘고든 램지’, 두바이의 ‘알 문타하’, 호주 시드니의 ‘베이스워터 브래서리’ 등 각국 유명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고급 식당)에서 셰프로 일했다. 국내에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 ‘더 스파이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패스트푸드로 인식되는 버거 회사에 온 이유는 뭘까. “파인 다이닝이나 버거나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9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크라제에선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대답이다.

보한 CD는 “버거가 얼마나 많은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번을 사용해 몇 층으로 쌓아올릴지, 몇 조각으로 자를지, 버거를 고정하는 데 쓰는 이쑤시개 디자인은 어떻게 할지, 어떤 고기와 채소를 사용할지 등 선택에 따라 버거의 종류는 무한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크라제인터내셔날이 SM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인 SM크라제에도 관여하고 있다. 다음 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1호점을 여는 펍에 대해 그는 “케이팝과 같은 한류를 빼놓고 한국을 논할 수 없듯이 SM타운의 독특한 음악과 한국 외식 브랜드 크라제의 결합은 최상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SM크라제의 대표가 될 메뉴로 영국식 안주인 ‘피시앤드칩스’와 ‘크리스피 치킨’을 꼽았다. “한국에는 제대로 된 피시앤드칩스가 없고, 한국의 치킨은 겉은 바삭바삭하지만 속까지 촉촉하게 맛있는 요리는 별로 없다”는 게 그 이유다.

크라제의 해외 진출에도 선봉장으로 나설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에선 아보카도를 많이 쓰고, 호주에선 채식주의자 메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먹는 치즈는 한국보다 다양합니다. 영국에선 로스트 치킨을 패티로 사용할 수 있죠.” 그는 “나라별 버거도 준비하고 있다”며 “현지 입맛에 한국 식재료를 가미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보한 CD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특이하게도 사찰음식이었다. 그는 “최근 한 한식집에서 15개 코스로 이뤄진 사찰음식을 먹었는데 환상적이었다”며 “모든 음식에 어쩜 ‘프로틴’(원래는 단백질이라는 뜻이지만 그는 육류의 의미로 사용했다)이 하나도 안 들어갈 수 있는지 음식과 담아내는 그릇 등 모든 게 예술적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백김치 햄버거#대런 보한#크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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