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상사의 편가르기가 ‘실패 부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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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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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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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이나 사람은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의 성격이 급하다고 하지만 느긋하게 행동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한국인은 성격이 급하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에선 이를 ‘범주적 사고’라고 말한다. 범주화는 정보 처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편견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 본능적으로 세상을 둘로 나눠 보는 걸 편하게 생각하는 인간의 인지적 특성과 맞물릴 때 이런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조직에서 관리자들이 부하 직원들을 바라볼 때에도 이런 범주적 사고와 이분법적 시각이 작동한다. 상사들은 아랫사람들을 그들의 업무 태도나 가치관, 성향 등에 비추어 ‘인그룹(ingroup·나와 공통의 코드를 가진 집단)’과 ‘아웃그룹(outgroup·나와 다른 성향을 가진 집단)’으로 나누어 보곤 한다. 이런 인그룹, 아웃그룹 분류 작업은 상사가 직원들을 대한 지 단 5일 만에 끝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매우 빨리 결정된다. 이처럼 섣부른 범주화에 따라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필패 신드롬(set-up-to-fail syndrome)’이다.

필패 신드롬은 성과가 저조하다고 생각되는 직원들을 관리자가 꼼꼼하게 관리할수록 부하 직원들의 성과는 더 악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필패 신드롬에 따르면 관리자들은 ‘싹수가 보이는’ 인그룹 구성원들에게는 최대한 많은 자율권을 주지만 ‘눈 밖에 난’ 아웃그룹 사람들에게는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간섭하고 통제한다. 아웃그룹으로 낙인찍힌 직원은 계속되는 상사의 감시와 통제 탓에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위에서 떨어지는 지시에 대응하는 데 급급해한다. 부하 직원의 기계적 대응에 상사는 그 직원이 형편없다는 기존 생각을 굳히고 더욱 심한 간섭에 나서며 부하 직원을 죄어 온다. 그 결과 해당 직원의 성과는 더욱 나빠진다.

이방실 미래전략연구소 기업가정신센터장
이방실 미래전략연구소 기업가정신센터장
흔히 조직에서 아랫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못하면 무조건 해당 직원만 탓하는 상사들이 많다. 이럴 때 한번쯤은 자신이 필패 신드롬의 함정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범주적 사고에 사로잡혀 부지불식간에 색안경을 끼고 사람들을 섣불리 재단해 능력 있는 직원의 역량 계발을 막은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부하 직원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도 기실은 내가 조장했을지 모른다는 의식적인 성찰 과정을 거칠 때 필연적인 실패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이방실 미래전략연구소 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4호(5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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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도 비타민C가 있다!

▼ 트리즈 컨설팅


1897년 남극 탐험을 떠난 벨지카호 선원들이 조난을 당했다. 차디찬 얼음에 갇힌 그들을 괴롭힌 가장 큰 요인은 괴혈병이었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을 수 없어 비타민C가 부족해진 것이다. 당시 벨지카호의 1등 항해사였던 아문센과 쿡은 북극에서 탐험 훈련을 받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들은 북극에 사는 이누이트인이 야채를 먹지 않아도 괴혈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날고기에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들은 물범이나 펭귄을 잡아 날고기를 선원들에게 먹였고 괴혈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버리는 자원이나 폐기물이 문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버리는 자원을 문제 해결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애플처럼…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비즈니스모델 혁신의 위력은 대단하다. 기업의 성장 곡선 자체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애플과 HTC를 비교해보자. 애플은 음원 유통사업을 비즈니스 범주로 끌어들인 최초의 회사다. 음원 유통을 아이팟이나 아이폰 등 제품 개발과 연계했다. 덕분에 애플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지속적인 가치를 뽑아내며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HTC는 스마트폰 제품 시장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수차례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거뒀지만 비즈니스모델이 하드웨어 설계 및 제품 제작에만 머무르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 모델에서 HTC는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판매로 이윤을 낼 수는 있지만 이런 제품을 활용해 2차, 3차로 발생하는 이윤은 얻을 수 없다.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방법과 그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짚어본다.
#DBR#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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