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저축銀 김찬경 회장, 검찰서 “도난 당했다” 주장… ‘56억 미스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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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지기 잠적… 빼돌리기 의혹도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검찰에서 지난달 자신의 돈 56억 원을 도난당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주장한 도난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계획적으로 돈을 빼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8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아산시 송암면 외암리 민속마을 건재 고택(古宅) 인근에 세워 놓은 승합차에서 사업자금 3500만 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김 회장의 고향 후배인 아산 시내 일식집 주인 박모 씨. 김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건재 고택 인근에 56억 원이 든 승합차를 세워 뒀는데 별장지기(김모 씨·56)가 돈을 훔쳐가자 그를 잡기 위해 금액을 축소해 신고하도록 박 씨에게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김 회장의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 관계자는 “김 회장의 일방적 주장인 데다 56억 원이나 되는 돈을 차에 두고 잠을 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김 회장 측에서 돈을 빼돌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암리 주민 사이에서는 김 씨가 돈을 훔친 것이 아니라 김 회장 지시로 돈을 갖고 중국으로 도주한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 주민은 “한 달 전부터 김 씨가 잠적했고 별장에서 함께 일하던 중국인 여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출국했다는 기록은 없다”며 “전화기를 꺼놓은 상태여서 추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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