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만(남, 62세) 씨는 몇 개월 전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운동은 아예 할 수 없고, 조금만 걸어도 심하게 숨이 찬다. 앞으로 계속 악화될 것이란 담당의의 말을 들었지만, 과일을 열심히 섭취하면 증상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는 주변의 말에 과일을 꾸준히 먹고 있다. 그러나 담배는 도저히 끊을 수 없어 하루 한 갑이던 흡연량을 반 갑 정도로 줄인 상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가 손상되어 폐 속의 공기 흐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이 때문에 호흡이 점점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폐섬유화 등이 만성폐쇄성폐질환에 속하며, 현대의학에서는 한번 발병하면 폐 기능을 원래대로 돌리기 굉장히 어렵다. 더욱 무서운 것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흡연까지 더해지면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진다. 그래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중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사망률이 높다.
또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호흡기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폐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인다. 흡연은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는 세포를 자극하여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이렇게 생긴 염증 세포들은 폐 조직의 탄력 섬유를 부순다.
통계를 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유발하는 요인 중 가장 흔한 것이 ‘흡연’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흡연자에게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약 15% 정도의 흡연자에게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흡연과 신체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만성폐쇄성폐질환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2011년 북아일랜드의 한 대학 연구팀이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유럽호흡기학저널>에 밝혔다. 이 연구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는 60대 초반의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실험군별로 채소와 과일의 하루 섭취량에 차이를 두고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연구결과에 의하면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만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와 과일의 항상화 성분이 만성폐쇄성폐질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금연과 함께 꾸준한 유산소운동을 실천한 사람들이 채소와 과일을 섭취할 때는 폐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과거, 채소와 과일의 항산화 성분과 항염 효능이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내용이 발표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담배를 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밝혀졌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하면서 폐질환을 치료할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음식과 약을 먹어도 흡연을 계속해서 한다면 이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다. 반드시 담배를 끊은 후, 폐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와 운동을 해야 한다.
장수 노인들이 많은 곳은 네팔의 훈자, 코카서스의 아브하지야, 에콰도르의 발카밤바 등이다. 장수에 대해 연구한 학자들은 고산지대의 깨끗한 공기가 건강한 삶의 이유라고 전한다. 깨끗한 공기는 폐에 가장 좋은 보약이다. 평소 등산과 유산소운동을 통해 폐를 건강하게 가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움말=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