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에 새우등? 어부지리?… 3인자의 운명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커피믹스 동서-남양 ‘카세인 혈전’에 네슬레 추락
부산 소주 무학-대선주조 기싸움 속 ‘참이슬’ 약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테이스터스 초이스’, 어부지리(漁夫之利) 노리는 ‘참이슬’….

1, 2위 업체가 상호 비방전을 벌이는 커피믹스 시장과 부산 소주시장에서 ‘3인자’의 희비가 엇갈려 눈길을 끌고 있다.

커피믹스 업계에선 동서식품(1위·맥심)과 남양유업(2위·프렌치카페)이 프림 속 카세인나트륨 성분의 유해성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사이 네슬레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점유율이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반면 부산 소주시장에선 무학(1위·좋은데이)과 대선주조(2위·시원)가 기(氣)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선전하고 있다.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혈전은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두 업체를 합친 시장점유율은 90%대까지 올랐고 애꿎은 3위 업체 네슬레가 피해를 봤다. AC닐슨에 따르면 올 2월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90.9%로 1년 전보다 4.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네슬레 점유율은 지난해 2월 9.9%에서 올 2월 5.7%로 떨어졌다.

AC닐슨이 전국 대형마트 기준으로만 집계한 통계에서도 올 2월 동서와 남양을 합친 점유율은 1년 새 84.8%에서 90.9%로 올랐고 네슬레의 점유율은 11.4%에서 6.4%로 줄었다. 한국네슬레 관계자는 “커피믹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성장성이 높은 ‘네스프레소’나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등 캡슐커피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소주시장에서는 무학과 대선주조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비방전을 벌이는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올 초 리뉴얼한 ‘참이슬’로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7월 대선주조가 저도소주 ‘즐거워예’를 출시한 이후 무학은 ‘대선주조가 과다 판촉을 하고 있다’고 부산시에 제보했다. 이에 맞서 대선주조는 지난해 말 ‘무학이 울산공장에서 폐수를 무단으로 반출하고 있다’고 반격했고 부산 시민단체가 무학을 폐수 무단반출 혐의로 고발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현지 주류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가 감정싸움을 하면서 점유율이 동반 하락했다”고 전했다. 부산 한 대형마트에서 두 업체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93.5%에서 올해 1월 92.2%로 떨어졌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2월 수도권 외 지역에선 처음으로 부산에서 맥주와 소주 통합영업을 시작하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부산 맥주시장에서 ‘하이트’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점을 활용해 한 명의 영업사원이 맥주와 소주를 동시에 영업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다. 실제 통합영업 한 달 만에 참이슬이 들어가는 업소의 수가 20% 증가했다. 현재 부산에서 진로의 점유율은 6%대로 추정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기업#유통#유통가소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