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사진)은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남들이 간과하는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그의 투자철학을 높이 사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버핏도 실수할 때가 있다. 버핏은 25일(현지 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자신이 저지른 5가지 실수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버핏은 우선 지난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미국 주택시장이 1년 내에 회복돼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한 예측이 잘못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본 것은 완전히 틀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새로 집을 짓는 것보다 더 많은 가구가 생겨나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주택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버핏은 텍사스유틸리티에너지퓨처홀딩스 채권에 20억 달러를 투자한 것도 큰 실책으로 꼽았다. 이 채권의 현재 가치는 투자액의 반 토막도 안 되는 8억78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주식을 살 때 이 회사의 미래 수익 전망을 잘못 판단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토로했다.
버크셔해서웨이에서 인수한 회사가 투자의 최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버핏은 “기업을 인수할 때는 10∼2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는데 때론 나의 통찰력이 찰리 멍거 부회장보다 뒤떨어진다”고 밝혔다.
2008년 기름값이 피크를 쳤을 때 버핏은 코노코필립스의 지분을 4배로 늘렸다. 이 투자로 버크셔해서웨이는 결과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버핏은 “2008년 후반에 유가가 이처럼 급락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정말 멍청한 투자였다”고 자인했다.
사양산업인 섬유회사를 고집한 것도 ‘최대 실책’으로 꼽았다. 버핏은 “1960년대 사들인 뉴잉글랜드 섬유방직회사 주식을 20년이 지나 회사 문을 닫을 때까지 갖고 있었다”며 “섬유산업이 계속 쇠락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는 내가 후임으로 뽑은 인물에 대해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버핏의 후계자로 유력한 인물로 애지트 제인 버크셔재보험 회장(60)과 그레고리 아벨 미드아메리칸 회장(49), 매슈 로즈 벌링턴노턴 최고경영자(CEO·52), 토니 니슬러 가이코보험 CEO(68) 등 4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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