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세훈식 사업폐기…용산개발도 ‘박원순’식으로 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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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조 규모 용산개발도 박원순식으로 “다시”
뉴타운 이어 계획 변경… 주민 반대 주거지역은 개발 제외

서울시가 ‘단군 이래 최대 도심 개발사업’으로 손꼽히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에서 한강변에 위치한 일부 주거지역을 분리해 개발하기로 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형 재개발 사업을 벌이지 않기로 한 뉴타운 출구전략을 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로 인해 한강변에서 국제업무지구로 이어지는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가 개발대상에서 분리되면 사업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문승국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내에 포함된 일부 주거지역 가운데 주민 반대가 심한 지역은 분리해 개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며 “한강변에 있는 아파트가 개발 제외 대상이 될 예정이며 이 아파트들을 전면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핵심은 한강변에 병풍처럼 들어선 아파트로 인해 훼손된 경관을 살리는 차원에서 도심 개발계획을 수립한 데 있다. 제외 대상은 현재 638채 규모의 이촌2동 대림아파트와 340채 규모의 이촌2동 성원아파트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시는 이곳 아파트 주민들의 개발 찬성률이 30% 안팎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박 시장이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세운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남산르네상스 사업을 전면 폐기하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원효대교에서 한강대교를 잇는 강변북로를 지하화해 한강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남산까지 이어지는 주변 재개발 계획을 수립해 2010년 고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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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총사업비 31조 원으로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철도정비창 용지와 한강철교에서 원효대교 사이에 위치한 용산구 이촌2동 일대 56만6800m²(약 17만1757평)를 개발해 국제업무 상업 문화 주거시설을 새로 만드는 사업이다. 사업비 규모로 따지면 잠실 제2롯데월드(2조 원)의 14배, 4대강 정비사업(14조 원)의 배를 넘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를 비롯한 고층빌딩으로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코엑스몰 6배 크기의 쇼핑리조트를 조성해 뉴욕의 맨해튼 같은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아파트 주민들이 사업 주체가 되는 재개발 사업이 아니어서 이곳 개발사업 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SH공사를 통해 추진위원회나 조합 대신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꾸린 비상대책위원회와 보상 협상을 진행해왔다. 보상 대상과 유형이 워낙 많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비대위가 10곳이나 생겨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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