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울어도 웃는 얼굴로… 우린 社內모델이다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증권사 사원 맞나요? 상품광고 단골 출연 조하나-정지현-정재훈 씨

《 단정하면서도 신선한 마스크, 친근감을 풍기면서도 세련미 넘치는 스타일.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이 새로 나왔을 때 광고나 팸플릿 등에서 상품 안내판을 들고 서 있는 훈남, 훈녀 모델들의 공통점이다. 연예인 못지않은 뛰어난 외모를 지녔지만 사실 이들은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사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주력 상품을 선보일 때마다 이처럼 ‘사내(社內) 모델’을 앞세워 상품을 홍보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메신저를 빠르게 주고받는 증권업계에서는 ‘눈에 띄는’ 사내 모델이 나오면 곧바로 사진이 퍼지며 유명인 못지않은 조명을 받는다. 이 중에서 정재훈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 PB, 정지현 한국투신운용 리테일영업본부 과장, 조하나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주임은 증권가의 인기 사내 모델로 꼽힌다. 》
○ 처음 봤는데도 친숙한 얼굴들

쌀쌀한 날씨에도 사내 모델들은 “새해엔 투자자들도, 우리 주식시장도 신바람 났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왼쪽부터 조하나 삼성증권 주임, 정지현 한국투신운용 과장, 정재훈 동양증권 PB.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쌀쌀한 날씨에도 사내 모델들은 “새해엔 투자자들도, 우리 주식시장도 신바람 났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왼쪽부터 조하나 삼성증권 주임, 정지현 한국투신운용 과장, 정재훈 동양증권 PB.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이들은 ‘분명 처음 뵙는데 낯익다’, ‘많이 뵌 분들 같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이 마냥 즐겁고 재밌다”며 “회사의 새 상품 이미지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현장 업무에서도 사명감을 품고 일해야 한다는 다짐을 해본다”고 말했다.

회사의 얼굴이다 보니 사내 모델들의 애사심은 남다르다. 조 주임은 “내 사진이 나간 상품은 잘 팔리고 있는지, 수익률이 좋은지 애정을 갖고 계속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정 PB는 “PB 업무의 특성상 고객과 신뢰감이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게 중요한데 아무래도 사내 모델 활동이 책임감 성실성 측면에서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내 모델 경험을 업무에 활용하기도 한다. 펀드 영업 및 마케팅을 맡은 정 과장은 은행이나 다른 증권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할 때면 자신의 얼굴이 나온 팸플릿이나 홍보자료를 함께 준비해 주목도를 높인다. 그는 “딱딱해지기 쉬운 PT 중간 중간 제가 모델로 나온 자료를 보여주면서 ‘저 모델이 저예요’ 하고 소개하면 눈길을 모을 수 있고 분위기도 부드러워진다”고 말했다.

○ 속은 불편해도 겉으로는 웃어야


지난해 증시가 요동치면서 이들도 힘든 날들을 보내야 했다. 지난해 8월 폭락장 때는 펀드 환매 요구가 빗발쳐 마음 편한 직원이 없었다. 정 과장은 “펀드 인기가 떨어지는 등 시장이 위축돼 다들 어려움을 느꼈지만 저는 회사 얼굴이라는 사명감으로 씩씩하게 다녔다”며 “사내모델로서의 책임감이 지난해처럼 어려운 때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시장관도 낙관적이었다. “유럽 재정위기 등 지금껏 불거졌던 악재들이 하나씩 해결돼 가면서 시장이 점차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봅니다.” 정 과장은 “국내 시장에 대한 믿음으로 장기투자하면 원하는 투자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층 성숙해진 국내 투자자들과 금융투자업계가 올 한 해도 역경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