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정년 5년 플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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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없이 60세로 늘려… 유통업계 고용연장 이어질지 주목

홈플러스가 직원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한다. 국내에서 정년을 60세까지 늘린 대형 제조업체는 많지만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처음이다. 특히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정년 연장을 결정한 대부분의 기업들과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고 정년만 늘리기로 해 주목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2만1000여 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같이 정년 연장을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정년 연장으로 50세 이상 직원 2000여 명이 5년 내에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게 된다. 당장 내년 정년퇴직 예정이었던 55세 직원 200여 명은 회사를 5년간 더 다닐 수 있게 됐다.

재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정년을 이례적으로 임금피크제 없이 한 번에 5년이나 늘린 것에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55세에 퇴직하는 직원의 업무 숙련도가 높고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데 회사를 떠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2008년부터 유통업계 최초로 실버 채용을 실시하며 50대 이후 실버세대의 업무 숙련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50∼65세 직원을 2008년 481명, 2009년 597명, 지난해 358명, 올해 402명 등 모두 1838명 채용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정년 연장으로 인건비 부담이 2.0∼2.5%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용 안정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 없이 정년을 연장한 사업장에 1년에 한해 1인당 매월 30만 원씩의 정년연장지원금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분을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정년 연장이 유통업계에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도 관심이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정년은 55세,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57세다.

노길준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팀장은 “근로자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년을 늘리는 것에 대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며 “홈플러스의 정년 연장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용 안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업도 일익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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