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4년8개월만에 ‘워크아웃 터널’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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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분기 연속 흑자 덕분…워크아웃 `모범 졸업'
신인도 높아져 외자ㆍ전략적 파트너 유치 유리

"워크아웃의 모범 졸업생이라고 할 수 있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7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에 전격 합의한 팬택 채권단 관계자의 발언이다.

채권단이 2천138억원의 워크아웃 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키로 합의함으로써 팬택이 기나긴 `워크아웃 터널'을 탈출하게 됐다.

`모범 졸업생' 팬택이 4년8개월만에 경영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를 맞아 나락으로 떨어졌던 팬택이 구사일생으로 회생한 것은 임직원들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일한 덕분이었다.

워크아웃이 시작된 2007년 4월이다. `글로벌 톱5'를 목표로 사업 영역을 급속히확장하다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채권단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최대 주주인 박병엽 부회장은 모든 주식을 포기하면서까지 경영 정상화에 몸을 던졌다.

이후 팬택의 워크아웃 과정은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상암동 DMC팬택빌딩을 2000억원에 매각하고 퀄컴이 받아야 할 로열티를 출자전환하는 등 경영개선에 온 힘을 다했다. 4500여명의 인력을 2500여명으로 줄이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노력으로 일찌감치 흑자로 전환했다.

박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스마트폰 브랜드 `베가'는 국내에서 삼성 `갤럭시'에 이은 명품 브랜드로 올라섰다. 2007년 하반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7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자 채권단은 최근 들어 워크아웃 졸업을 논의했고 이날 졸업안에 전격합의했다.

팬택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딱지'를 떼어내면 신인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는 금융비용 감소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진다. 브랜드 확장과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외자 유치나 전략적 파트너 유치도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비협약채권기관들이 보유한 2362억원의 채권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팬택은 회사 보유자금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 등을 통해 이 채권을 상환한다는 복안이다.

주식 매수권 행사 등을 통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는 박 부회장과 채권단의 원만한 관계 설정도 과제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금융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팬택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임직원들이 더욱 노력해 `글로벌 톱'으로 불리는 휴대전화 전문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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