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수도 한 초등학교에 한국 졸업식 노래 울려퍼지다

  • 동아일보

부영, 작년부터 피아노 기증… 이중근 회장 훈장 수여받아

29일 동티모르 수도 딜리의 카노사 초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가운데)이 현지 졸업생들과 함께 한국 노래 ’고향의 봄’을 부르고 있다. 부영 제공
29일 동티모르 수도 딜리의 카노사 초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가운데)이 현지 졸업생들과 함께 한국 노래 ’고향의 봄’을 부르고 있다. 부영 제공
29일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 있는 카노사 초등학교에서는 이례적인 행사가 열렸다. 디지털피아노 소리에 맞춰 한국어로 졸업식 노래를 부르고 송사와 답사도 이어졌다. 마치 한국의 졸업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 행사는 400년간의 식민지 고통을 극복하고 독립하자마자 내전의 아픔을 겪은 동티모르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학교 졸업식이다. 동티모르 교육장관과 교사, 학생 등 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치러진 이날 졸업식에서 학생들의 노래 반주에 쓰인 디지털피아노는 부영그룹(회장 이중근)이 기증한 것이다.

부영그룹은 동티모르의 교육발전을 위해 지난해 9월 디지털피아노 330대와 칠판 5000개를 기증했다. 또 한국의 졸업식 노래를 한국어와 동티모르 모국어인 테툼어로 번안 저장했고 고향의 봄, 아리랑 등 한국 음악 및 동티모르 국가와 어린이 노래도 담았다.

부영그룹은 지금까지 국내 130여 곳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 교육 복지시설을 기증해왔으며 아시아태평양지역 14개국에 초등학교 600여 곳을 무료로 지어 기증했다. 또 디지털피아노 6만 대, 칠판 56만 개를 기부하는 등 국제문화교류와 민간외교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10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유엔 산하 해비탯에 300만 달러를 지원하는 협력 약정식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은 졸업식 직전 동티모르 대통령궁에서 정부 주요 인사와 서경석 주 동티모르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조제 하무스 오르타 대통령으로부터 교육여건 개선과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티모르가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훈장 중 최고 등급인 ‘공훈훈장’을 받았다.

딜리=김수곤 기자 kiso88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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