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증시에 외국기업 전용시장인 ‘국제판(國際板)’ 개장 시기가 당초 중국 당국이 계획한 올해 말에서 내년 이후로 늦어진다. 14일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외국주식을 담당하고 있는 쉬밍(徐明) 부총경리는 “외국기업이 상하이증시에 상장 및 거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술적 문제와 관련한 시스템도 준비됐다”면서도 “하지만 외국기업 전용시장을 언제 열지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상하이증시에 국제판을 개설하는 방안을 2007년부터 모색해왔다. 자본시장 국제화는 물론이고 외국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위안화를 직접 조달할 수 있게 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일부 해소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었다. 중국 당국은 당초 올해 말을 출범 시기로 잡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데다 홍콩이 상하이를 제치고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전초기지로 부상하면서 국제판의 개설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쉬 부총경리가 ‘기본 준비’를 마쳤다고 한 것도 이런 정황을 감안해 외국기업에 대한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내놓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北京)의 한 금융 관련 소식통은 “국제판 개설 시기가 내년 이후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상하이증권거래소가 관련 준비를 다 마친 만큼 외부 요건이 호전되면 바로 실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표기업인 코카콜라는 이미 국제판 상장 계획을 밝힌 상태이며 HSBC, 폴크스바겐 등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들도 국제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쉬 부총경리는 “국제판 출범이 중국에 이득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 기업에도 (중국에서 영업을 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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