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동 “올 韓商대회 화두는 네트워크… 젊은 인재 키울 동아줄 만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10차 세계한상대회 여는 문대동 삼문그룹회장

문대동 삼문그룹 회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10차 세계한상대회의 키워드는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재단 제공
문대동 삼문그룹 회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10차 세계한상대회의 키워드는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재단 제공
“제가 미국에 첫발을 내딛던 40년 전에 지금 같은 한상(韓商) 네트워크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문대동 삼문그룹 회장(71)은 1971년 서른한 살의 나이에 단돈 500달러를 들고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가발가게부터 액세서리 판매업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 연매출 1억5000만 달러, 직원 350명에 이르는 삼문그룹을 일궈냈다.

그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미국에 사는 한인 교포들을 타깃으로 장사하는 게 안전하다’는 주위의 조언을 물리치고 미국 주류사회를 고집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멀리 보면 더 수익성이 높고 의미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벽에 부딪힐 때마다 ‘아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문 회장은 “중국의 화상(華商)이나 인도의 인상(印商)들이 체계적으로 교류하고 본국에 투자를 늘려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 짝이 없었다”며 “지금처럼 특유의 단결력으로 뭉치며 세를 늘려가는 한상 네트워크를 보면 격세지감이 든다”고 말했다.

2일부터 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0차 세계한상대회의 대회장을 맡은 문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속 한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신은 맨손으로 사업체를 일궜지만 후배 한상들은 제대로 된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효과적으로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올해 한상대회는 그의 이런 생각을 적극 반영해 네트워크의 활용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젊은 학생들을 인턴으로 뽑아 교육시키는 ‘청년인턴’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문 회장은 “삼문그룹은 5년 전부터 매년 두세 명의 대학생을 인턴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어릴 때부터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서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네트워크’란 단순히 서로 얼굴만 익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로도 이어지는 개념이다. 이날 벡스코 1층 로비에는 500개 기업이 설치한 600여 개의 부스가 있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물건을 진열하면 세계 각지에서 온 한상들이 마음에 드는 제품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 파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로 얼굴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상 현지에 나갔을 때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 문 회장은 “한상들이 해외에서 판매하는 국내 제품 가운데에는 반응이 좋아 다시 주문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것이 바로 국내 기업과 해외 한상이 상생(相生)하는 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세계한상대회는 세계 170여 개 국가에 흩어져 있는 동포 기업인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국제 비즈니스의 장(場)이다. 2002년 열린 첫 대회 때는 28개국 968명의 한상이 참석했지만 해마다 규모가 커져 올해는 40여 개 국가에서 3300여 명이 모국을 찾았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대구 한상대회는 생산 유발 1716억 원, 부가가치 유발 519억 원, 고용 유발 1261명 등의 경제 파급효과를 냈다.

부산=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