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발목잡은 애플, 왜 자꾸 독일 뒤셀도르프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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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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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자 승소율 높은 곳 찾아 ‘법원 쇼핑’

애플과 삼성전자가 벌이고 있는 특허전쟁 덕분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곳이 있다. 바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이다. 이 법원의 결정에 힘입어 애플은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10.1을 독일에서 못 팔게 하고, 갤럭시탭7.7을 가전전시회 IFA 2011에서 몰아냈다.

뒤셀도르프 법원에서 특허권자가 승소한 비율은 2009년의 경우 62%에 이른다. 세계 평균은 35% 정도다. 애플이 왜 뒤셀도르프를 택했는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미국 언론들은 뒤셀도르프 법원에 대해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과 같은 곳’이라고 소개한다. 텍사스 동부지법 관할 재판은 마셜 등 5개 중소 도시에서 열리는데 세계 각지에서 온 변호사와 기업인들로 늘 북적인다. 이곳도 ‘특허권자 프렌들리’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며 곳곳에 지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나 원하는 법원을 ‘쇼핑’하듯 택할 수 있다. 이른바 ‘포럼 쇼핑(Forum Shopping)’이다.

애플이 지난해 모토로라를 제소한 미국 위스콘신 서부지법도 최근에 ‘뜨는’ 곳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 마크 렘리 교수에 따르면 이곳은 재판 속도가 1위다. 평균 5.6개월이다. 변화가 빠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법원의 신속한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특허 프렌들리 법원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판사의 소신과 성향이다. 해외 판사들은 종신직에 가깝기 때문에 한번 소문이 나면 전 세계에서 손님이 몰린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소송거리를 들고 찾아오기 때문에 법원의 인지세 수입도 만만치 않다. 법원은 중립적이어야 하지만 제임스 뷰캐넌의 ‘공공선택이론’처럼 공공의 이익에 앞서 조직이나 개인의 이기심에 따라 행동할 여지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한 기업인은 “판사 개인도 유명해질 수 있고, 각종 수입도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확실히 긍정적이다. 서울대 법대 정상조 교수는 “특정 지역의 법원이 특허 소송으로 유명해지면 지역 변호사들뿐 아니라 호텔 숙박업, 각종 법률 보조서비스, 배심원 교육 서비스 업체까지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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