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미국 자동차 한국시장 점유율 美 “0.5%” 韓 “9.2%”… 차이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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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수의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도로를 달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포드와 크라이슬러, 쉐보레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 주 홀랜드의 하이브리드 배터리 업체인 존슨컨트롤스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을 촉구하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무역에서 상당한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미국 정부와 현지 언론은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 점유율은 9.0%에 달하지만 미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0.5%(3911대)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자주 인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두 통계의 기준이 달라서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무역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에서는 브랜드별로 판매 실적을 집계하는 데 반해 한국은 자동차 관련 협회 소속을 기준으로 통계를 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현대기아차 브랜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0%인데, 이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이 포함된 수치입니다. 하지만 0.5%로 집계된 한국 시장에서의 미국차 판매 물량에는 GM의 한국법인인 한국GM이 생산한 물량은 빠져 있습니다. 이는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는 수입차로 분류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회원사 판매분이 수입 브랜드 판매 실적으로 발표됩니다. 그런데 한국GM은 현대기아차와 함께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의 회원사이기 때문에 쉐보레는 수입차 통계로 잡히지 않습니다.

미국의 방식과 동일하게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들을 미국 브랜드로 분류하면 미국 브랜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9.2%(7만2983대)에 이른다는 게 국내 완성차 업계의 설명입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 비준을 앞둔 상황에서 자동차 무역의 실상이 왜곡되지 않도록 통계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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