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엔진 특별 로고가 예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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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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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태권V’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팝아트 화가 이동기 씨가 그린 네이버 로고. NHN 제공
‘로보트태권V’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팝아트 화가 이동기 씨가 그린 네이버 로고. NHN 제공
평소처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접속했더니 왼쪽 상단의 네이버 로고 자리에 ‘로보트태권V’의 하얀 두 눈이 갑자기 붉은빛을 내뿜었다. 가슴의 ‘V’자도 붉게 번쩍였다. 24일 로보트태권V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화가 이동기 씨가 만든 특별 로고였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이날 예술가에게 로고 제작을 맡기는 ‘네이버 로고 아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 한국 대표 팝아트가 네이버 속으로

이날 네이버 로고 제작을 맡은 이동기 씨는 ‘우주소년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아토마우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그림을 그려온 팝아트 화가다. 이 씨는 네이버 로고 디자인을 맡은 이유를 묻자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더 많은 사람에게 예술 작품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가 개인도 새로운 배움을 얻는 계기가 됐다. 이 씨는 그동안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이날 로고도 1차 작업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 진행했다. 하지만 캔버스에 일단 완성된 그림을 네이버 로고로 바꾸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 우선 주인공인 태권V는 물론 메리, 깡통, 카프 박사 등이 아토마우스와 함께 번갈아 등장한다. 또 태권V의 눈이 붉게 빛나거나 가슴의 ‘V’자가 번쩍거린다. 캔버스로는 줄 수 없는 애니메이션 효과다. 이 씨는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하면서 다른 표현 방식을 고민하다가 떠올리게 된 아이디어”라며 “표현의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네이버로서는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가를 후원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홍보할 수 있다. 또 자신들의 분야에서는 매우 유명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에게 새로운 활동 무대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 구글 로고에도 예술가의 삶이

미국 현대무용가 마사 그레이엄 탄생 117년을 기념해 애니메이션 작가 라이언 우드워드가 그린 구글 로고. 구글 제공
미국 현대무용가 마사 그레이엄 탄생 117년을 기념해 애니메이션 작가 라이언 우드워드가 그린 구글 로고. 구글 제공
이런 식의 예술가와 함께하는 로고 디자인으로는 구글이 유명하다. 이 씨도 “날마다 세계인이 사용하는 구글 메인 화면에 미국의 설치미술가 제프 쿤스가 작업한 로고가 걸리는 모습을 보고 네이버 로고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을 정도다.

구글은 1999년부터 메인 화면의 로고를 특별한 일이 있는 날마다 바꿔 왔다. 특히 초기에는 내부 디자이너들이 번갈아가며 특별 로고를 디자인했지만 최근 수년 동안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함께 로고를 만들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5월 11일 구글이 만든 ‘마사 그레이엄 탄생 117년 기념 로고’다. 구글은 미국 현대 무용가인 마사 그레이엄의 생일을 기념해 애니메이션 작가인 라이언 우드워드에게 로고 제작을 의뢰했다. 우드워드는 뉴욕의 ‘마사 그레이엄 댄스컴퍼니’ 소속 무용가에게 춤을 직접 춰 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그렸다. 구글은 이 애니메이션을 검색엔진 로고로 바꾸는 기술적 작업만 담당했다. 구글은 이 외에도 일본의 팝아트 화가 다카시 무라카미, 미국의 기타리스트 레스 폴 등 해당 분야에서는 유명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폭넓게 소개되지 못했던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데 구글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도 뒤늦게 시작했지만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네이버 원윤식 홍보팀장은 “현재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로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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