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아진 유럽 침구들… 한국 안방공략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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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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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 소비자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로라애슐리 매장에서 침구 제품을 살펴보고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18일 한 소비자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로라애슐리 매장에서 침구 제품을 살펴보고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유럽 상위 1%에 속하는 유명 침구 브랜드들이 몸값을 낮추며 본격적인 한국 안방 공략에 나섰다. 유럽 침구 브랜드들은 이번 한-EU FTA를 계기로 한국 시장 내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 철폐 전에는 침구 제품의 경우 이불솜에 덧씌우는 이불 커버는 13%의 관세가 붙었다. 이불 커버는 침구 세트 제품을 살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군이라 국내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해 왔다. 원단에 약간의 충전재를 넣고 지그재그 박음질을 한 퀼팅 소재는 주로 매트 제품에 쓰이며 8%의 세율이 부과됐다. 국내에서 커튼, 이불 등의 소재로 쓰이던 유럽산 면과 리넨(마직류) 원단도 각각 10%, 2%의 세율이 모두 철폐됐다. 관세 철폐로 모처럼 호기를 맞은 유럽 침구 브랜드들은 관세 인하분 외에도 추가로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한국 내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침구 제품이 강세인 영국산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침구로 유명한 영국 브랜드 ‘로라애슐리’는 이달부터 수입된 물량 가운데 패브릭(천) 원단, 인테리어 소품에 대해 8∼13% 관세 인하분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 관세 인하분이 순수한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1∼2%지만 이 브랜드는 다음 달 말부터 제품 가격을 10∼15% 인하해 판매할 계획이다. 로라애슐리 특유의 패턴이 살아 있는 350만 원대의 천 소파는 290만∼300만 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역시 영국 브랜드인 ‘디자이너스길드’는 올가을 영국서 들여오는 상품부터 가격을 낮출 방침이다. 관세 철폐가 소비자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5∼10% 안팎이지만 아직 국내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판매가를 20%가량 낮출 계획이다. 가격 인하로 디자이너스길드의 침구 가격은 50만∼80만 원대에서 40만∼50만 원으로 크게 낮아져 국내 침구 브랜드들과 가격에서 큰 차이가 없어진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의 침구 제품도 가격 인하를 준비 중이다. 관세 인하분을 반영해 가격 인하 폭은 5∼8% 정도로 예상된다. 200만 원대의 침구세트는 180만 원 선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에트로’ 침구 브랜드를 수입하는 업체 관계자는 “관세 철폐분을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이탈리아 현지에서 원산지 증명 신청을 한 상태”라며 “한-EU FTA 발효 이후 유럽 현지 신청자가 몰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으나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가격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홈패션 담당 이정복 과장은 “한-EU FTA 이후 유럽산 상품 가격 인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럽 브랜드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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