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은 신차 비수기? 올해는 편견!

  • 동아일보

르노삼성자동차의 ‘QM5’(왼쪽)와 아우디의 ‘A7’ 모습. 르노삼성자동차·아우디 제공
르노삼성자동차의 ‘QM5’(왼쪽)와 아우디의 ‘A7’ 모습. 르노삼성자동차·아우디 제공
자동차 업계에서는 통상 여름을 차 판매 비수기로 꼽는다. 장마철은 차량 구입에 적합하지 않은 시기인 데다 여름휴가로 차에 관심을 쏟는 시간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차를 선보이는 자동차 업체들은 가급적 7, 8월을 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7월 들어 르노삼성자동차의 ‘QM5’, 폴크스바겐의 ‘투아렉’, 쌍용자동차의 ‘뉴 체어맨 W’, 아우디의 ‘A7’ 등이 연이어 선을 보였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11일부터 새로운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와 ‘K5’의 판매를 시작했다. 하반기(7∼12월)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평가받는 르노삼성차의 ‘뉴 SM7’ 역시 조만간 공개된다.

이처럼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에도 신차가 쏟아지는 것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국산차, 수입차 모두 공격적으로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신차 출시가 적은 여름을 택하는 것이 주목도 측면에서 유리한 면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월별 자동차 판매가 점차 연중 고르게 분산되고 있는 흐름도 자동차 업체들이 굳이 여름을 피하지 않는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야외 활동이 많은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야외 활동에 적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표적이다. 당장 이번 달에 판매를 시작한 6개의 신차 중 두 개의 모델(QM5, 투아렉)이 SUV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갓 나온 신차를 몰고 곧바로 휴가를 떠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또 수입차는 해외 공장 생산량 및 국내 도입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비수기, 성수기를 굳이 구별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름 신차 공개에 있어 장마는 반갑지 않은 제약요인이다. 비가 자주 내리는 탓에 신차 공개 행사를 야외에서 개최하는 것은 엄두를 못 내고, 실내에서 개최하려다 보니 공간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신차 출시 행사를 개최한 폴크스바겐, 쌍용차, 아우디는 모두 똑같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실내 무대를 택했다. 심지어 6일과 7일에는 연이어 신차 공개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신차 출시 날짜는 물론이고 행사 장소까지 어떻게든 경쟁사와 차별화하려고 노력하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같은 공간에서 신차 공개 행사를 열면 카메라 앵글, 차량 배경 화면 등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가급적 서로 다른 장소를 찾는 게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장마철에 대규모 취재진 입장이 가능한 곳을 찾다 보니 한 곳에서 중복으로 열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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