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격 상승률 14년만의 최고치… 지난달 전년대비 2.8% 올라

  • 동아일보

주택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월세 가격 상승률이 14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월세 가격 상승률이 14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전국의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다. 이는 1996년 10월(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월세 가격은 1월에 전달보다 1.6% 상승한 뒤 △2월 1.9% △3월 2.1% △4월 2.3% △5월 2.6%로 매달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분기별로도 올해 2분기 전국의 월세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올라 1996년 3분기 2.8%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는 부산이 4.8%의 상승률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은 3.2% 상승했다.

한편 서울지역에서는 한강 이남 11개 구의 월세 상승률이 한강 이북 14개 구보다 3배가량 높았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서울지역 한강 이남 주택의 월세는 지난해 12월 대비 2.24% 오른 반면 한강 이북의 월세 가격은 0.6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형별로는 강남의 아파트 월세 가격이 3.69% 오른 반면 강북은 오히려 0.98% 떨어졌다. 단독주택은 강남이 1.46% 올랐고, 강북은 0.89% 상승했다. 오피스텔과 다세대·연립은 두 지역이 비슷하게 올랐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수요자들이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최근의 월세 상승은 높은 전세금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가 월세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여전히 강남 집값이 비싼 수준이어서 전세나 월세가 올라갈 여력이 있다”며 당분간 전세나 월세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