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QM5’ 타고 대관령을 200km/h로 달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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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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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가 4년 만에 자사의 유일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M5의 새 모델을 내놨다. 르노삼성 홍보팀은 ‘뉴QM5’에 대해 한마디로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을 즐길 수 있는 도시형 SUV”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첫 인상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헤드램프 디자인을 약간 날렵하게 다듬고 라디에이터그릴과 안개등, 앞범퍼 모양을 살짝 바꿨을 뿐 외부 디자인이 기존 QM5와 거의 흡사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고 해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QM5는 2007년 12월 처음 출시될 당시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엇갈린 모델이다. 정통 SUV와 비교해 거친 야성미 보다는 세련된 도시이미지를 강조한 새로운 모델이라는 호평도 있었지만, 지나친 유럽형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QM5는 지난 4년간 전체 판매대수 16만대 가운데 13만대를 해외에서 팔았다.

고급 내장재 마무리 매끄러워
르노삼성이 올해 출시한 첫 번째 신차이면서 7월에 나올 ‘올 뉴 SM7’와 함께 내수시장 3위 탈환을 이끌 기대주 ‘뉴QM5’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지난 주말 강원도 평창을 찾았다. 강원도 대관령 옛길과 하조대, 오대산 진고개로 이어지는 국도, 고속도로, 산악도로 146km를 달렸다.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강원도 일대 시험주행 코스는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했다. 젖은 노면에 구불구불한 도로는 운전자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오히려 SUV의 성능을 시험하기에는 좋은 기회였다.

비에 흠뻑 젖은 채 주차장에 서있는 뉴QM5의 외부는 전면을 제외하면 옆과 뒤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내부 인테리어도 변화된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2열 시트와 트렁크가 좁아보였다. 다만 고급 내장재의 마무리가 매끄러웠고 계기판의 시인성이 좋아진 점은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 ‘뉴QM5’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조개가 입을 벌리듯 위 아래로 열리는 클렘쉘 테일게이트다. 화물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고 걸터앉아 쉴 수도 있다. 250kg가량의 하중을 견딘다. 이런 기능은 오토캠핑을 가면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이외에 보스의 고급 오디오와 조이스틱 내비게이션, 파노라마 선루프를 편의사양으로 갖췄다.

안전장치는 커튼 에어백을 포함한 6개의 에어백과 주행상태를 제어하는 ESC, 바퀴의 접지력을 높여주는 TCS, 급제동시 후방에 경고하는 ESS 기능 등을 추가했다. 차량 크기는 범퍼 디자인 변경으로 전장이 5mm 길어졌고 나머지는 이전과 같다. 브레이크는 앞뒤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를 장착했다.
200km/h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 인상적
시동을 걸고 먼저 왕복 2차로의 산악도로를 달렸다. 좌우로 굽이치고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험로가 계속됐다. 노면은 젖어있고 중간 중간 폭우까지 내렸지만 크게 불안한 느낌은 없었다. 최악의 도로조건에서도 차는 균형을 잡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스티어링 휠은 응답성이 높아 급커브에서도 오차 없이 운전자의 요구대로 차를 이끌었다. 오르막길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바로 가속이 붙었다. 닛산의 파워트레인에 합격점을 줄만했다.

국도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고속주행 능력을 보기 위해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서서히 속도가 올라가더니 어느새 바늘이 200km/h를 가리켰다. 페달을 계속 밟았으나 더 이상 속도는 올라가지 않았다. 시험주행이 끝난 뒤 르노삼성 직원에게 최고속도에 대해 물었다. 그는 “210km/h까지 낼 수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고속주행에서의 조용함은 인상적이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동승자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가 가능할 정도였다. 속도를 150km/h만 넘겨도 엔진이 깨질 듯 굉음을 내는 대부분의 SUV는 물론 어지간한 세단형 승용차와 비교해도 정숙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소음과 진동을 잡기 위해 엔진 밸런스 샤프트(Balance Shaft)를 적용하고 보닛 안쪽과 바닥에 흡음제와 소음 차단 유리를 사용한 노력이 결과로 이어졌다. 고속에서도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핸들링이 마음에 들었다.
173마력의 넘치는 힘과 높아진 연비
‘뉴QM5’는 르노-닛산의 최신 2.0dCi 디젤엔진과 2.5CVTC 가솔린엔진을 탑재했다. 2.0디젤 2WD 모델을 기준으로 최고출력 173마력(기존 150마력), 최대토크 36.7kg.m(기존 32.6㎏·m)의 힘을 낸다. 특히 상용영역에서 최대토크와 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돼 실용성이 높아졌다. 공인연비는 15.1km/ℓ(기존 13.8km/ℓ). 이날 시험주행에서 2.0디젤 4WD타고 직접 측정한 연비는 11.6km/ℓ. 거듭된 급가감속과 고속주행의 결과치고는 괜찮은 수준이다.

60대40으로 나뉜 뒷좌석은 버튼만 누르면 각각 앞으로 접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2.0디젤 4WD, 2.0디젤 2WD, 2.5 가솔린 2WD 모델에 11개 트림이 있다. 가격은 최저 2300만원부터 최고 3200만원까지(기존 2330만원~3180만원)로 책정됐다. 새 차는 7월1일부터 국내 시판을 시작한다.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뉴QM5’는 주행성능과 안정성, 정숙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했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았다. ‘르노삼성이 타사의 신차가 쏟아지자 너무 서둘러 내놓은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시승시간 내내 뇌리에서 지울 수 없었다. 풀 체인지 모델이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평창=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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