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캠퍼스에 필 꽂힌 통신사들

  • 동아일보

“학생은 잠재고객”… ‘디지털 도서관’ 구축 등 지원

대학생 조호상 씨(26)는 학기 초만 되면 전공서적 마련에 진땀을 흘렸다. 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몇 권 되지 않아 예약을 해도 여러 주 기다려야 했고 직접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최근 학교와 이동통신사가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한 뒤 상황은 싹 달라졌다. 도서관에 있는 책을 디지털로 전환해 언제 어디서나 태블릿PC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대학에도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대학과 협의해 스마트기기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강의자료를 내려받고 리포트도 제출할 수 있는 스마트 캠퍼스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1일 울산대와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학교는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태블릿PC를 제공하고 통신사는 특별요금제를 적용해 싼값에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강의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녹화한 강의뿐 아니라 수업시간에 간단히 치르는 퀴즈도 올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수업에 들어가지 못해도 태블릿PC로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KT는 건국대와 함께 스마트 캠퍼스 구축에 나섰다.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라이브러리다. 태블릿PC로 언제 어디서나 국내외 학술지 논문, 각종 전자책과 교육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유플러스 스마트 캠퍼스’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와이파이(Wi-Fi) 인프라 제공 외에도 학사행정관리시스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개발도 포함된다. 광운대, 동국대(경주), 충남대, 홍익대 등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이렇게 대학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포화 상태인 개인시장과 달리 대학은 개발 가능성이 큰 새 시장이기 때문이다. 대학에 태블릿PC를 제공하고 와이파이 환경을 만들면 해당 학교 학생 전체를 잠재고객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학교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었다는 자부심, 학생들은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편의성, 통신사들은 브랜드 노출 효과와 고객 확보라는 수익성을 얻는 ‘윈-윈-윈’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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