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양극화’… 작년 무역의존도 88%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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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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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키워 일자리 늘려야”

지난해 한국의 무역의존도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87.9%에 이르렀다. 무역의존도는 20년 전에 비해 2배가량 급증해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가 87.9%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무역의존도는 재화의 수출액과 수입액의 합계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으로, 무역의존도가 높을수록 국민경제에서 내수산업보다 수출입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무역의존도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40%대에 머물렀지만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52.8%로 50%를 넘어섰고, 1998년에는 63.0%로 훌쩍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에는 국제 유가와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치인 92.1%까지 치솟았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세계 경기가 호황일 때 높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지만,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은 수출만의 성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내수가 침체되면 국내 일자리가 줄고 서민생활과 밀접한 서비스산업이 위축돼 경제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골고루 전해지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2009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벨기에(214.0%) 네덜란드(143.2%) 아일랜드(109.0%) 룩셈부르크(98.0%) 등에 이어 7번째로 무역의존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내수를 키우기 위해 서비스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정부가 그간 수출산업을 키웠듯이 의료, 금융, 정보기술(IT) 서비스 등 서비스산업의 각종 규제를 풀어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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