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줄도산 우려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5일 2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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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 파장이 결국 공동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으로 전이됐다. 동일토건, 월드건설, 진흥기업, LIZ건설을 비롯한 중견 건설사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잇따라 넘어지면서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부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파라곤(PARAGON)'이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도급순위 35위의 중견 건설업체 동양건설산업은 15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공동시공사인 삼부토건이 만기가 돌아온 PF 대출을 갚지 못해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3일 만이다.

도급순위 30위권의 중견건설사 두 곳을 잇따라 파국으로 이끈 것은 헌인마을을 둘러싼 무리한 PF가 직접적 원인이 됐다. 한 채당 50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급 주택단지를 짓겠다는 꿈은 공동 시공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미궁에 빠졌다. 동양건설산업 측은 "삼부토건이 우리와 일체 협의조차 하지 않고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금융기관에서 우리 거래계좌를 동결하고 신용등급도 낮춰 도저히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9431억원으로 도급순위 35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다. 1968년 동양고속운수로 시작해 다음해 건설업 면허를 취득하고 전기, 도로, 항만, 철도 등의 토목 공사로 영역을 넓혔다. 2000년대 들어 주택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파라곤'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였다. 17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했다. 동양그룹과는 관련이 없다.

동양건설의 PF론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헌인마을 2135억 원과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경기 화성 동탄 파라곤(180억 원)과 청담 파라곤(290억 원), 5월 만기 예정인 경기 김포 걸포동 파라곤(696억 원)과 용인 마북 파라곤(240억 원), 서울 사당3동(500억 원), 오산 계성제지(880억 원) 등 모두 4921억 원에 이른다.

대한주택보증은 동양건설산업이 2007년 분양한 경기 남양주 호평 파라곤과 화성 동탄 파라곤의 입주가 지난해 말 끝났고 분양 진행 중인 아파트는 없어 입주자 피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날 오후 동양건설에 대해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발령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대표자 심문과 현장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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