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상파울루 시 모룸비 쇼핑센터. 고급 아파트와 상가, 사무용 빌딩 등이 몰려 있어 서울로 치면 강남에 해당하는 모룸비 지역에 위치한 이 쇼핑몰은 지난주 기자가 찾았을 때 평일 낮인데도 양손에 쇼핑백을 든 손님들로 붐볐다. 》 2층 한복판에 있는 전자제품 대리점인 패스트숍에서 만난 안드리 팔라시 씨(33)는 42인치짜리 LG 발광다이오드(LED) TV를 구매하고 있었다. 그는 “결혼을 앞두고 있어 신혼집에 들여놓을 TV를 사러 나왔다”며 “집에 작은 삼성 TV가 있는데 좀 더 큰 TV를 하나 더 갖고 싶어 샀다”고 말했다. 그가 이날 산 TV 가격은 2500헤알(약 1560달러)로, 대졸 신입사원의 한 달 치 월급과 맞먹는다.
남미 대국 브라질은 가는 곳마다 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친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이 포퓰리즘의 덫에 걸려 성장이 정체되는 동안 브라질은 실용적인 경제정책으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 실용적인 지도자가 바꾼 브라질 경제
인구가 1100만 명이 넘는 브라질 최대 도시로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인 상파울루에 있는 쇼핑센터들은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다. 483개의 매장이 입주해 있는 모룸비 쇼핑센터도 매달 150만 명의 소비자가 찾는다.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늘면서 소비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던 브라질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성장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실용주의 경제정책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2002년 10월 과격 노조지도자 출신인 룰라 전 대통령은 노조와 서민층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방만한 정부재정을 개혁하고 연금제도를 뜯어고치는 등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폈다. 각종 규제를 풀고 세금을 낮추는 등 기업 환경을 개선하면서 외국인 투자도 급격히 늘었다. 2002년 165억 달러였던 외국인직접투자는 지난해 484억 달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2002년 2%대에 머물렀던 성장률은 지난해 7.6%로 높아졌다. 룰라 전 대통령 정권 초기 13%에 이르렀던 실업률은 지난해 말 5.1%로 떨어졌다. 빈곤층 비율은 줄고 중산층 비율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룰라 전 대통령 정부가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면 지우마 호세프 정부는 고도성장을 정착시킬 것”이라며 “2014년까지 연평균 5.9%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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