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보합장세, 길게 보면 위험자산이 매력적 투자처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패트릭 망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
패트릭 망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
‘달도 차면 기운다’ ‘동 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이를 금융시장에 빗대 설명하면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은 주가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하며 시장을 판단할 때 관련 정보를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시장정보를 총체적으로 고려할 때는 이미 주어진 견해를 뒷받침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대립하는 정보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간과하면 심리학에서 말하는, 같은 증거를 자신의 입맛에 따라 해석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지게 된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도 확증 편향에 빠진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확증 편향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평균의 장난(quirk of the mean)’이다. 물론 경제와 투자의 세계에서는 아직도 ‘평균 회귀의 법칙’은 유효하다. 증시를 포함한 금융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증시가 저점을 찍었다고 해서 상승으로 돌아서거나 고점에 도달했다고 해서 꼭 하락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지난해 말 역사적 고점을 찍은 코스피는 연초에도 평균 회귀 법칙을 무시하고 연이어 신고점을 기록했다. 경제와 증시, 기업실적 사이클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층 장기화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시장이 장기간 강도 높게 강세나 약세 국면을 이어갈수록 투자자들은 평균 회귀의 법칙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증시가 2009년 3월 이후 2배 정도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회귀의 법칙이 의미 있을지도 모른다.

확증 편향이나 평균의 장난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산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수익률을 평가할 때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정보를 객관적이고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투수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엄격하게 지켜야 할 수칙은 바로 시장의 움직임, 즉 프로세스다. 투자할 때 시장이 흘러가는 과정, 즉 프로세스를 좇아 이에 대처한다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3월에 시작된 증시의 상승랠리는 지속 규모나 기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현재의 보합 장세는 오히려 주식 투자를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는 균형을 찾아가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우호적인 글로벌 통화 및 재정 정책과 풍부한 유동성,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주식과 회사채, 신흥시장 채권 같은 위험자산이 매력적인 투자처다.

패트릭 망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