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차세대 사업으로 뛰어든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역사는 길지 않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특히 2012년 이후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신약의 특허기간이 줄줄이 만료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한창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 ○ 급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
세포 배양, 인체 호르몬의 유전자 재조합 등의 방법을 통해 개발되는 바이오신약은 기존 합성의약품으로 어려웠던 질병을 치료하면서 급성장했다. 최초의 바이오신약은 1982년 미국 제넨텍이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인슐린. 이후 호르몬제, 인터페론, 예방백신 등 여러 바이오의약품이 등장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06년 전 세계 의약품시장 규모 6430억 달러(약 723조 원) 중 바이오의약품은 762억 달러로 11.9%를 차지했다. 그 비중은 지난해 9000억 달러 가운데 16.0%(1442억 달러)로 높아졌다. 2020년에는 21.8%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약품의 성장속도는 국내에서도 무척 빠르다. 2009년 기준 기존 제약업의 생산규모 증가율은 6.4%에 그쳤지만 바이오의약품은 37.0% 성장해 5배 이상의 성장속도를 보였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바이오신약보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오신약에 비해 바이오시밀러가 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 성공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의 평균 개발비용은 신약의 10분의 1 수준이고 개발에 걸리는 기간도 절반 정도이지만 성공확률은 10배 정도 높다.
의약품시장에서 대히트를 친 바이오신약들의 특허기간이 2012년 이후 끝나는 것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2008년 64억 달러의 매출을 낸 암젠사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특허기간이 2012년 만료되는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레미케이드’(2008년 매출 53억 달러), ‘에포젠’(2008년 매출 51억 달러) 등 굵직한 신약의 독점 판매기간이 종료된다.
○ 바이오시밀러 개발 뛰어든 국내기업
국내 기업은 1990년대 초 인체성장호르몬이나 빈혈치료제인 EPO(에리트로포이에틴) 등 미생물을 이용한 1세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지만 내수용에 그쳤다.
지금은 단일클론 항체 등을 이용해 만드는 2세대 바이오시밀러 개발 단계. 설비용량 기준으로 세계 3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춘 셀트리온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LG생명과학과 한화케미칼은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혈액암 림프종 치료에 사용되는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리툭산은 2015년 특허가 만료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현재는 기술이나 경험 등에서 미국 유럽 등에 밀리고 있지만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개발 경험을 쌓고 판매 역량 등을 늘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바이오신약 개발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복제약을 일컫는다.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은 오리지널약과 약효가 같은 것으로 인정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제조공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바이오신약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 수는 없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용어에 ‘유사하다’는 뜻의 ‘시밀러(similar)’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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