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김 사장 “신약 개발, 투자 없으면 성공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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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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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제약사 머크 R&D이끄는 피터 김 사장

사진 제공 한국MSD
사진 제공 한국MSD
세계 2위 제약사인 미국의 머크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만 82억 달러(약 9조626억 원)를 투자했다. 연간 매출의 20% 정도를 매년 R&D에 사용한다. 머크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벨기에 일본 등 7개국에 16개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속한 연구인력이 1만7000명에 이른다.

거대한 머크의 R&D를 책임지고 있는 이는 재미교포 2세인 피터 김(김성배·53·사진) 박사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생물학과 교수이던 김 박사는 머크연구소 연구개발 부사장을 거쳐 2003년부터 머크연구소 사장으로 머크의 신약과 백신 R&D를 총괄하고 있으며, 유력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후보로도 거론된다.

포항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방한한 김 박사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신약 개발은 미래의 성장 연료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가 없으면 성장도 없다”며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약은 회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인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투자를 통해 충분한 가치를 뽑아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에 대해서도 “어려운 신약 개발 때문에 R&D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높은 과학기술 수준을 발판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바이오마커(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신체지표)를 잘 활용하면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박사는 한국의 이공계 위기에 대해서는 “과학은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장래를 걸기에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MIT 교수에서 머크의 연구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김 박사는 “학계에서도 인류 건강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지만 머크에서는 연구소를 이끌면서 수많은 연구 인력을 활용해 인류 건강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1998년 받은 호암재단의 호암상 상금 1억 원을 어머니의 모교인 서울대에 기부하기도 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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