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직장인 ‘김 부장’의 재무 불안
부동산 자산 비중은 유동성 위험
월 배당 펀드로 현금 흐름 만들고
성장 자산 투자로 수익률 높여야
임효주 신한 프리미어 PWM태평로센터 PB팀장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중년 직장인의 불안과 압박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며 공감을 얻고 있다. 드라마 속 김 부장은 서울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대기업에서 25년 넘게 근무한 부장이라는 점에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정작 김 부장 본인은 다가올 은퇴, 불안정한 현금 흐름, 자녀 교육비 부담 그리고 부동산에 치중된 자산 구성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이 이야기가 다수의 직장인에게 공감되는 이유는 한국 중년 직장인의 재무 구조가 드라마 속 김 부장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 속 김 부장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A 씨(53)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은퇴 후 윤택한 노후를 꾸릴 수 있을지 알아보자.
대기업에 다니는 A 씨는 배우자와 대학생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 12억 원짜리 서울 아파트 및 오피스텔 보증금 2억 원과 약 3억 원에 달하는 예·적금, 퇴직연금, 주식 자산을 갖고 있다. 빚으로는 주택담보대출 약 1억 원을 갚아 나가고 있다.
A 씨의 가장 큰 문제는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서울 자가’라는 상징적 안정성을 갖고 있지만,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현금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최소 3, 4년 동안 자녀 교육비도 내야 해 은퇴 준비에 투입할 자금도 한계가 있다. 금융자산 역시 예금과 안정형 퇴직연금에 편중돼 있어 물가 상승을 방어하기 어렵다. 중년의 재무 불안을 줄이기 위해 A 씨에게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첫째, 부동산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 오피스텔 보증금처럼 활용도가 낮은 자산은 회수한 뒤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부동산 편중도를 낮추고, 은퇴 대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해 장기 금리 부담을 줄이는 것도 현금 흐름 안정에 도움이 된다.
둘째,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재구성해야 한다. 50대 초반의 직장인들은 아직 성장자산에 투자할 시간이 남아 있다. 안전자산 중심의 연금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외 주식, 채권, 자산배분형 생애주기펀드(TDF) 등으로 장기적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셋째, 은퇴 이후를 대비한 현금 흐름 자산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등 일정한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자산을 활용하면 은퇴 후 소득 공백을 완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녀 교육비 종료 시점을 재무 상황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교육비 지출이 사라지는 시기부터 연금계좌 납입액을 대폭 확대하면 은퇴까지 남은 기간 동안 은퇴 자산의 기초체력을 강화할 수 있다.
드라마 속 김 부장은 결국 ‘직함으로 버티는 시대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는 김 부장뿐 아니라 많은 중년 직장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부동산 중심의 ‘보이는 안정’에서 벗어나, 현금 흐름 중심의 ‘지속 가능한 안정’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한 재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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