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애플이 만만? 작년 실적 입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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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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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병가로 전자업계가 시끌시끌하다. 19일(한국 시간) 애플은 지난해 10∼12월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잡스의 병가와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에 100만 원을 찍었다는 반사이익에 가려 실적 자체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지난해 1년 동안의 성적이 아니라 회계연도가 매년 10월 시작되는 애플의 2011년도 1분기 실적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마지막 3개월만이 아닌 애플의 2010년 전체 실적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애플의 2010년 전체 매출은 762억8300만 달러(약 84조7600억 원), 영업이익은 214억8700만 달러(23조8700억 원), 순이익은 116억3900만 달러(18조4800억 원)에 이른다. 제조업체로서는 꿈과도 같은 28%의 영업이익률이다.

2010년 1년 동안 애플이 전 세계에 판 주요 제품의 수는 아이팟 4900만 대, 아이폰(3GS와 4 포함) 4700만 대, 아이패드 1500만 대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대한민국 전체 국민이 하나씩 산 수준이고 아이패드를 구입한 사람은 역대 최고 흥행 한국 영화인 ‘괴물’을 본 사람(약 13000만 명)보다도 많다. 더군다나 아이패드는 지난해 4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해 9개월 만에 달성한 수치다.

전체 판매 대수도 많지만 판매 증가 속도는 더 놀랍다. 아이폰4가 출시된 지난해 6월 말 이후 아이폰의 판매는 분기당 약 800만 대에서 1400만∼1600만 대 수준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아이패드는 지난해 10∼12월 3개월 동안 팔린 수가 이전 6개월 동안 팔린 수와 비슷해 앞으로 판매가 더욱 증가할 태세다. 일반적으로 ‘맥’으로 불리는 데스크톱과 노트북컴퓨터도 매 분기 각각 100만∼200만 대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애플의 실적이 이 정도인데도 국내는 삼성전자의 주가 100만 원 소식에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물론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 100만 원 달성은 기념비적인 일이다. 하지만 지금 애플의 성적표를 보고 있으면 애플은 스티브 잡스 없이도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어렵지 않게 돈을 긁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에 마냥 기뻐할 때가 아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서로 수익모델이 달라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항상 애플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고 있는 삼성전자가 계속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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