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이건희 손자까지 무상급식? 어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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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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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임우선 기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임우선 기자
"우스개 소리로 '이건희 손자까지 무상 급식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 나라가 어디 있나. 지금 세금으로는 어림없다. 정치권이 여야 할 것 없이 복지확대 주장을 경쟁적으로 펼치는데, 복지 확대만이 양극화의 해법이란 건 위험한 인식이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사진)이 17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만든 것을 어떻게 나눌까(복지)보다는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회를 골고루 잡도록(동반성장) 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의 복지논쟁을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북한과 더불어 한국사회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주 요인으로 '양극화'를 꼽았다. 정 위원장은 "특히 기업의 양극화는 모든 양극화의 근원"이라며 "기업수의 99%, 고용의 88%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추락하면서 중산층이 붕괴되고 사회통합이 약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만이 방법"이라며 국무총리 시절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대기업 협력사 사장을 만났는데 두 사람 모두 진지하게 '이민을 가려 한다'고 말했다는 것. 정 위원장은 "그들은 대기업이 납품가를 하도 우려치는 통에 이민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며 "이후 청와대에 들어가서 대통령에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 청와대의 최대 관심은 동반성장이다. 특히 대통령이 정말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함께 일할 것을 권하며 "정 교수 서민출신이죠, 나도 서민출신입니다. 우리 서민을 위해 같이 일해 봅시다"라고 설득했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정 위원장은 "취임 한달을 맞고 보니 현재의 위원회로는 일을 잘하기 힘들다"며 조만간 조직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위원회 운영비용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가 함께 돈을 내는 구조로 만들겠다고 했다. 당초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의 자금 100억 원을 가져다 쓰기로 한 것은 조직의 독립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

동반성장위원회는 올 상반기 중 동반성장 지수를 만들어 대기업들의 관련 성적을 평가, 발표하는 한편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선정해 대기업들의 진출을 억제할 방침이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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