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유상증자 오늘∼내일 청약… 汎현대가 참여 여부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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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그룹 경영권을 보장하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한 가운데 현대상선 유상 증자에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참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10월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23일과 24일 주주청약을 앞두고 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증자방식에 따라 1020만 주 규모로 이뤄진다. 총조달금액은 3264억 원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3만2000원이다. 주주배정증자 방식이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20.06%)뿐만 아니라 주요 주주인 현대중공업(17.60%), 현대삼호중공업(7.87%), KCC(5.04%) 등도 24일까지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과 KCC 등의 현대상선 증자 참여 여부는 현대차그룹 등 범현대가가 현대상선 경영권에 관심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중공업과 KCC 등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현대상선 지분이 낮아지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범현대가가 더는 현대상선 경영권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증자에 참여할 경우에는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해 현대그룹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의 순환 출자 구조에서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현대상선 경영권이 위협받으면 현대그룹 전체 경영권도 위태로워진다.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중재안을 수용할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 기업들은 22일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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