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노조 투쟁기금 지정 ‘잡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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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결정에 반발하는 외환은행 노조가 인수에 따른 각종 의혹제기에 이어 투쟁자금 모집에 나서면서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투쟁자금 모집 과정에서 일부 파열음도 발생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8일 ‘2차 투쟁자금 추가 모금’이라는 제목으로 투쟁지침을 발표하고 각 지점에 이를 전달했다. 노조는 지침에서 “2007년 이후 입행직원들의 기부 납부 동참을 요청한다”며 “대상 직원들은 지침에 따라 투쟁기금을 납부해 달라”고 밝혔다. 노조는 납부대상 명단을 작성하는 한편 노조 분회장들이 지점별 납부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납부금액은 텔러 10만 원, 일반 직원은 직급별로 30만∼70만 원으로 2010년 입사자를 기준으로 할 때 병역을 마친 남자 행원은 50만 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입사한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은 직원들에게 적지 않은 금액이 지정되자 이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자율이라지만 지점별로 명단이 만들어져 있고 나중에 확인까지 하는 것은 입사 1∼2년차 직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투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금액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 내부 게시판에는 “연봉 차이 등에 따른 배려를 해 달라”는 글과 “후배들의 동참을 부탁한다”는 글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런 목소리가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노조 관계자는 “개개인의 사정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사소한 문제”라며 “은행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데 모든 직원이 공감하며 자신들의 돈까지 내면서 한마음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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