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초읽기 내년 전망 어떻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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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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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랠리 기대감에 ‘빚내서 투자’ 급증

코스피 2,000 시대가 3년 만에 다시 임박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빚을 얻어 주식 투자를 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는 10월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줄곧 4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코스피 신용융자는 4조3102억 원을 나타냈다. 이는 11월 말과 비교하면 1314억 원 늘어난 수치로 코스피가 2,000을 향해 대세 상승을 보이던 2007년 6월 말에 기록한 4조4569억 원 이후 가장 높다.

2007년 3조 원대를 유지했던 신용융자잔액은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명 ‘깡통계좌’가 속출하면서 한때 1조 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올해 1월 말 3조3398억 원대로 늘어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1,988.96으로 마감한 코스피는 10일 2.82포인트 빠지며 숨고르기를 했지만 이미 2,000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여서 신용융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지면서까지 주식 투자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단순히 코스피 2,000 고지 재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탄탄한 기업 실적 전망치를 근거로 이번 증시 랠리가 거품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낙관적인 분석이 잇따르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올해 4분기 및 내년도 전망치를 내놓은 513개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 올해 이 기업들의 예상 매출액 합계는 1106조4048억 원, 예상 영업이익 총액은 93조407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총액과 영업이익 총액에 비해 각각 15.18%와 50.18% 증가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각각 9.32%와 18.63% 증가한 1209조5312억 원의 매출과 110조811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만큼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지수대 전망도 올해보다 훨씬 좋다. 국내 26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 평균은 2,397 선으로 일부에서는 2,800까지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2,700, UBS가 2,500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높은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에 신규 유입되는 개인 투자자금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신용융자만 증가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개인의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9일 현재 14조4739억 원으로 11월 15조 원대 등과 비교하면 지수가 상승하는데도 오히려 줄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 코스피 상승은 내년 증시 기대치를 먼저 반영하는 성격이 짙고 확실한 시그널을 확인하려면 내년 1분기는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적인 기대치로 2,000을 돌파할 수는 있지만 그럴 경우 연말 연초 시장이 좀 더 불안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용융자를 통한 주식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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