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위기 탈출’ 허리띠 바짝 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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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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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국유재산 매각 등 고강도 처방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국유자산 매각 등 대대적인 사전 조치에 나섰다. 최근 8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 스페인이 결국 차례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대두되는 가운데 국채금리가 계속 높아지고 시장의 불신이 줄어들지 않자 전격적으로 내놓은 고강도 처방이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1일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국영 복권회사(LAE)의 주식 30%를 매각해 정부 부채 감면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LAE는 경제 위기의 후폭풍이 심했던 지난해에도 29억9000만 유로의 순이익을 낸 알짜 회사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공항을 포함해 48개 공항과 2개 헬기장의 운영권을 갖고 있는 스페인공항공단(AENA)의 주식 49%도 민간에 넘길 계획이다. 당초 AENA의 주식을 30%만 팔 계획이었으나 국영 공항의 민간 지분 허용 한도선인 49%까지 매각 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스페인의 관문으로 이 나라에서 가장 붐비는 마드리드 바라야스 공항과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 대해서는 그 운영권도 민간업자에게 넘길 예정이다.

사파테로 총리는 또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4만 개의 중소기업에 대해 대대적인 세금 감면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종류의 실업수당도 받지 못하는 실업자에게 매달 420유로씩 지급해온 특별실업수당 지급도 내년 2월로 종료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지난해 8월 도입돼 두 차례 연장됐다.

엘레나 살가도 멘데스 재무장관은 “재정적자를 올해 9.3%에서 내년 6%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수정하지 않으면서 성장과 고용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사파테로 총리가 3일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오늘 발표한 조치들을 공식 승인하기 위해 금주 떠날 예정이었던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순방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스페인 정부의 구체적이고 새로운 대책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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