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기업들이 왜 아이돌 발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6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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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앵커) 아이돌 가수 하면 대형 기획사 출신 연예인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요즘은 연예 산업과는 관계없는 기업들도 아이돌 가수 발굴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기업을 홍보하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라고 합니다. 이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어려서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유림 씨. 유림 씨는 최근 5인조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선발돼 정식 앨범을 냈습니다. 그룹 이름은 'J&B Dolls'입니다.

(유림 'J&B Dolls' 멤버)
"제가 꿈꿨던 가수라는 직업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돼서 너무 재밌구요… 지켜봐주세요."

J&B Dolls는 그룹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위스키 회사가 만들었습니다. 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멤버들은 다른 가수들처럼 음반을 내고 뮤직 비디오를 찍습니다.

하지만 J&B Dolls의 주요 활동 무대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클럽입니다. 매주 두 차례 클럽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브랜드를 홍보합니다. 20대 초반의 잠재적 고객을 잡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한성규 J&B 브랜드 매니저)
"소비자의 감각과 욕구에 맞는 문화나 공연 부분들 콘텐츠를 생성을 해서 젊은층의 타겟 소비자들에게 저희 브랜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롯 데그룹은 올해 초 '롯데걸스'를 만들었습니다. 다섯명의 멤버 가운데 두 명은 한국인, 세 명은 중국인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홍보할 방법을 찾던 롯데는 중국인들이 한국의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문화 마케팅을 펼치기로 하고, 마침 중국에는 아이돌 그룹이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허윤상 대홍기획 글로벌비즈니스 1팀장)
"한국 롯데가 중국에 정식으로 진출한지 약 한 4년 정도 됐는데요, 중국에서 롯데에 대한 어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그 PPL(Product Placement), BPL(Brand Placement) 효과를 기대하면서 저희가 결성을 했습니다."

롯데걸스는 올 4월 음반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공영방송인 CCTV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0회가 넘게 현지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롯 데걸스는 공식적으로 중국 기획사 소속입니다. 벌어들인 수입도 기획사와 가수들이 나눠 갖습니다. 롯데는 걸그룹 운영 경비의 절반을 부담합니다. 대신 롯데걸스는 롯데를 홍보하는 행사에 연간 10회 출연하고, 연간 2회 광고 모델로 활동해야 합니다.

(스탠딩)
"기업들이 아이돌 가수 발굴에 뛰어드는 이유는 아이돌이 그만큼 인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데뷔한 스타보다는 신인을 발탁하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고 홍보 활동에도 자유롭게 동원할 있습니다."

기업의 아이돌 마케팅이 옛날 '미스롯데'나 '미스해태'처럼 새로운 스타의 산실이 될지 연예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홍보 모델을 뽑는 LG싸이언의 '롤리팝걸' 오디션에는 만 명이 몰려들었고, 롤리팝걸로 선발된 여성은 다른 제품의 CF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아이돌 마케팅이 신인 발굴의 기회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 대기업이 뭐 축구나 야구 구단 만드는 거 하고 대중문화산업에 끼어드는 것하고 굉장히 차원이 다른 게 구단은 이미지가 어찌됐든 간에 이 사람들이 실력을 가지고 판가름이 납니다. … 대중문화산업은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지가 가장 중요시되기 때문에 그 이미지 면에서 대기업이 끼어들었다고 했을 때는 좀 부작용이 많죠."

J&B Dolls나 롯데걸스 모두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같은 대형 스타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들에게 기업 아이돌 출신이라는 경력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어줄지, 아니면 걸림돌이 될지 주목됩니다.

동아일보 이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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