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1,900 선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쪽에선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 부담을 갖고 차익 실현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한쪽은 조정을 기회로 판단하며 저가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 주가가 제자리걸음에 그치는 이유다. 단기적으론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한 방향으로 일방통행하기 어렵다. 단기보다 중장기 전망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최근 시장 환경을 살펴보면 2004∼2005년 흐름과 유사하다. 당시 시장의 주요한 특징을 먼저 살펴보자. 첫째,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국면에 들어가면서 개인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 저축에서 투자로 부동자금이 이동하며 주식시장은 장기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둘째, 대중주(건설·금융)와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면서 외국인 선호종목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반면 부동자금 이동과 저금리 수혜가 집중된 대중주가 시장을 주도했다. 셋째, 2004년 2분기에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정점을 통과했다. 2007년이 돼서야 2004년 실적을 넘어섰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익 모멘텀 둔화 국면에서 주가는 장기 박스권을 돌파하고 기록경신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국면에 들어섰고 부동자금 이동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 저금리 수혜주와 개인 선호 대중주 주가가 바닥에서 상승 반전했다. 장기간 시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 종목도 주가의 평균회귀를 시도하고 있다. 경기 민감주는 2분기에, 시장 전체적으론 3분기에 실적이 정점을 통과했다. 향후 이익 모멘텀은 완만하게 둔화될 것이다. 이와 같은 공통점에 근거해서 시장을 전망할 경우 핵심은 국내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과 주가의 재평가에 달려 있다.
중기 수급 측면에서 볼 때 외국인은 공격적인 매수에서 일보 후퇴할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45조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선호종목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점, 중국과 같은 여타 신흥시장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 발표 후 초기 자금이동이 충분히 이루어졌다는 점이 주요한 이유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지고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이상 올라갈 경우 외국인은 중립전략으로 선회할 수 있다. 향후 수급의 초점은 국내 투자자가 외국인 공백을 대체하는가에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도업종 찾기가 한창인데 한 손에는 유동성을, 다른 한 손에는 턴어라운드 종목을 보유해야 한다. 금융과 건설, 정보기술(IT), 철강, 은행 업종이 유망하다. 중소형주도 최근 들어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주가의 평균회귀, 틈새 장세의 대안적 접근, 일부 종목의 가치 재평가가 맞물린 결과다. 중소형 종목 주가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할 경우 철저하게 실적과 밸류에이션 잣대를 적용해서 선별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번 주에는 월말 경제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국내에선 9월 산업생산 동향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미국에선 9월 기존 및 신규 주택 판매와 내구재 주문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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