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직 4년차인데 이미 제가 ‘왕고(참)’에요. 업무나 교육 뭐 하나 쉽게 물어볼 사람이 없습니다.”
경기 남양주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박모 씨(29)는 올해 본인이 맡은 2학년 담임 중 학년부장을 제외하고 최고 연차가 됐다. 외곽 지역에 있는 이 중학교에서는 매년 5년 순환근무 임기를 마친 교사들이 떠나고 그 빈자리를 신입 교사가 채운다. 이에 중학교 내 20명 남짓의 교사 중 부장급 교사를 제외한 교사 대부분은 1~4년차다. 박 씨는 “전입 신청자가 없어서 매년 선택권이 없는 신규 교사만 오고있다”며 “고연차 교사들이 업무까지 떠맡아야 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정주 여건이 좋은 지역에 고연차 교사들이 몰리고 신규 교사들이 외곽 지역에 배정받는 ‘교사 쏠림 현상’이 10년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순환전보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누적 점수제 등 고연차 교사들이 전출지 선택에 있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지난 10년간 교사 쏠림현상 변화 분석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2014년과 2024년 유·초·중등 교육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초중고 교사 배치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지역별로 서울은 초중고에서 교육지원청 간 ‘쏠림’ 격차가 10년 전과 동일하게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남성·저연차·기간제 교사가 몰린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신규 교사 비율이 10년 전 지역별로 고르게 유지됐지만 최근에는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진다.
서울 중심에 위치해 교통 접근성이 좋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A 지역은 고경력 교사들이 몰렸다. 반면 서울 내에서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로 교사의 업무 강도나 심리적 부담이 큰 B 지역과 저소득층 또는 다문화 가정 비율이 높은 C 지역은 저경력 교사와 기간제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부 초등학교는 전체 교사 중 신입 교사 비율이 무려 13%에 달했다. 기간제 교사 비율이 28%까지 올라간 학교도 있었다. 다만 중등 신규 교사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학교 간 격차가 일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상황도 비슷했다. 충북과 전남은 성별, 경력, 학력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유지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교육지원청별 기간제 교사 비율 격차도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초등 기간제 교사 비율은 교육지원청별로 최소 1.8%, 최대 7.0%였으나 2024년 최소 3.2%, 최대 16.8%까지 늘어났다. 10년간 기간제 교사 비율이 약 10.0%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임선빈 KEDI 부연구위원은 “누적 경력 중심의 현행 전보 점수 체계에서는 고경력 교사들이 더 많은 점수를 받게 된다”며 “일정 주기나 직전 근무지를 반영하는 순환·주기형 전보 방식을 검토하거나 비선호 지역 근무 교사에게 수업시수·업무 경감, 인력 지원 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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