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 뒤… 佛 두 원전기업 손잡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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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경쟁때 매번 내부갈등… 佛전력공사-아레바 제휴 추진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자력발전소 수주 경쟁에서 한국에 패한 프랑스가 원전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조치에 착수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27일 저녁 성명을 통해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원자로 제조업체인 아레바가 원자력발전에서 공통적인 이해 분야의 통합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 관계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레바는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자산을 15% 늘릴 계획이며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엘리제궁은 “EDF와 아레바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 체결은 안전하고 저렴한 원자로의 공급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제 일간지 레제코는 28일 “지난해 말 UAE 원전 수주 싸움에서 한국에 패한 가장 큰 이유는 원전 관련 업체 간의 단결력 부족이었다”며 “정부가 프랑스 원전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두 그룹의 라이벌 경쟁을 끝내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58개 발전용 원자로를 독점 운영하는 EDF와 국가가 91%의 지분을 가진 세계 최대 원자로 제조업체인 아레바가 향후 신규 원전 발주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경제장관은 28일 RTL 라디오 회견에서 “두 거대 원전기업은 무조건 서로 협력해야 한다. 해외에서 승리할 수 있는 프랑스팀을 갖기 위해 두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 누벨옵세르바퇴르 인터넷판은 28일 “아레바는 현재 30억 유로(약 4조8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고 2012년까지 총 100억 유로(약 16조 원)의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간지는 “정부는 지난해 12월 UAE 원전 경쟁에서 한국에 일격을 당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 전력해 왔고 이번 조치는 그런 연장선상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다.

EDF와 아레바는 해외 원전 수주전에 매번 같이 나서면서도 역할 분담과 주도권 싸움, 책임 문제 등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이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위기에 직면할 소지가 있다는 게 업계와 언론의 분석이다. EDF는 현재 아레바 주식의 2.5%를 소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EDF가 추가로 아레바에 출자할 경우 그 지분이 최대 7%까지 확대될 수 있고 아레바의 자산은 약 20% 증가한다”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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