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의날 특집] 김중겸 사장 ‘밀어붙여’ 대신 부드러운 소통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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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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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전부는 사람… 사람…”

직원과 함께 밥먹고 뮤지컬 전시회 찾고…
매출 1년새 28%↑ 순이익도 22% 껑충




현대건설 안팎에서는 “김중겸 사장 취임 이후 회사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중겸 사장 취임 1년이 된 지난해 현대건설 매출은 2008년 대비 27.6% 증가한 9조2786억 원이었으며 순이익도 전년 대비 22% 증가한 4558억 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수주액은 15조6996억 원이었으며 수주잔액도 47조5703억 원에 이르러 5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수주잔액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신용등급은 업계 최고수준인 ‘AA-’,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2+’에서 ‘A1’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건설사의 입지를 말해주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6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또 건설업계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인 ‘DJSI Korea Top20’에 포함됐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선정한 ‘가치창조기업’ 건설부문 세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총 10조9015억 원을 수주해 올해 목표액인 20조 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전체 수주액의 68%인 7조3699억 원을 해외에서 올렸으며 국내에서도 신울진 원자력 1·2호기 등 총 3조5406억 원을 수주하는 등 국내외에서 굵직한 공사를 쓸어 담았다.

‘도대체 얼마나 직원들을 독려했기에 저 정도의 실적을 냈을까?’

이런 의문도 들 법하지만 알고 보면 김 사장은 ‘따뜻한 남자’다. 김 사장 취임 전만 해도 현대건설의 회사 분위기는 업종의 특성상 거칠고 투박했다. “밀어붙여!”라는 지시를 내리는 게 미덕인 ‘불도저식’ 리더십이 회사를 지배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업계의 맏형격인 현대건설의 이 같은 거친 기업문화는 김 사장 취임 이후 ‘부드럽게’ 바뀌고 있다.

김 사장은 평소 읽은 책을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최고경영자(CEO)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임직원 간 소통의 수단으로 연극이나 전시회, 뮤지컬 등 문화예술 공연 관람 등을 활용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문화예술 후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위로부터 “건설사 CEO가 맞느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5월 김 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를 둔 사내 기혼 여직원들과 가족들을 초청해 3차원(3D)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를 함께 관람하고 선물을 증정했다. 이에 앞서 4월에는 ‘신입사원과의 통(通)’을 주제로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 269명과 영화 ‘타이탄’을 관람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김 사장은 “기업의 전부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취임 초 “재임 기간 중 모든 직원과 밥 한 끼 정도는 먹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매주 수요일 ‘CEO 조찬간담회’를 열어 직원들과 아침 식사를 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부서장과의 식사를 시작으로 지난달 9일 오지 현장 직원과 함께한 자리까지 총 20회, 584명과 아침 식사를 같이했다.

김 사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며 본사 내에 사회공헌팀을 신설하고 10만 명으로 구성된 현대건설가족 사회봉사단을 지난해 11월 발족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해오던 사회공헌활동이 일상적인 업무가 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확립했으며 서민 대상 무료 집수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9일에는 문화공연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함께해요! 나눔예술 해피 투모로(Happy Tomorrow)’ 협약을 체결하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 등 세종문회회관 소속 9개 문화예술 전문단체가 복지시설, 병원 등을 찾아가 맞춤형 문화공연을 펼치도록 후원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세계 1위 건설사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소프트 파워’와 인문학적 품격이 중요하다”며 “현대건설이 한국 건설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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