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전원’타운? 이젠 도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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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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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형 비해 한적함 덜하지만 자식들과 가까이… 접근성 ‘매력’

건국대가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스타시티’ 내에 지은 시니어타워 ‘더 클래식 500’의 모습. 2개동, 각각 지상 40, 50층의 초고층 빌딩이다. 사진 제공 건국대
건국대가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스타시티’ 내에 지은 시니어타워 ‘더 클래식 500’의 모습. 2개동, 각각 지상 40, 50층의 초고층 빌딩이다. 사진 제공 건국대
40년 동안 대기업 주요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K 씨(71). 그는 평생을 일밖에 모르고 살아왔지만 아내를 위해 지난해 7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더 클래식 500’에 입주했다. 이곳에서는 호텔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요리, 청소 등 가사에서 해방될 수 있는 데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편리하다. 30년 넘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거주하였기에 도심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아파트에서 살 때는 느끼지 못한 공동체의 즐거움이 있다”며 “아내와 같이 부부댄스도 배우고 같은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주민들과의 커뮤니티 활동이 즐겁다”고 말했다. K 씨의 부인은 “호텔식이라 입주 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손자와 손녀들”이라며 “자녀들이 집에 와도 집안일을 도울 필요가 없으니까 예전 집에 있을 때보다 더 부담 없이 자주 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실버타운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급식과 건강관리, 여가생활 등 고급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공간이다. 초기의 실버타운은 토지비용 등의 문제로 전원형과 근교형이 주를 이뤘지만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도심형 실버타운이 인기를 끌고 있다.

○ 도심 한복판 ‘실버타운’ 인기

전원형은 가구 수가 적고 한적한 전원생활의 장점이 있지만 자식이나 친지들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소외감을 느낀다는 단점이 있다. 전원형과 도심형의 중간 형태인 근교형은 대도시나 서울의 근교에 위치해 도심형에 비해 소외감이 적고, 전원의 한적함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근교형으로는 2001년 5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서 문을 연 ‘삼성 노블카운티’를 꼽는다.

도심형 실버타운은 송도병원이 세운 서울시니어스타워㈜가 원조격이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1998년 서울 중구 신당동에 서울타워를 개관한 데 이어 강서타워, 분당타워, 가양타워 등 잇따라 등장했다. 또 SK 그레이스힐, 클라시온, 골든팰리스 등도 대표적인 도심형 실버타운으로 자리 잡았다.

이 시설들은 도심 안에서 다양한 편의시설, 식사관리 서비스, 의료 서비스, 문화레저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명지 엘펜하임은 명지엘펜하임의원, 골든팰리스는 세란병원, 서울시니어타워는 송도병원 등과 연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의료서비스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입주자들끼리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제2의 인생을 즐긴다.

○ 초고층 시니어타워 ‘더 클래식 500’

실버타운은 도심의 고층건물에 들어서면서 ‘시니어타워’로 불리기도 한다. 연로하고 자식들의 봉양을 받는 느낌을 주는 ‘실버세대’라는 말보다는 부유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시니어세대’임을 표방한다. 지난해 등장한 건국대의 ‘더 클래식 500’은 기존의 도심형 실버타운의 개념에서 한 단계 진화한 대표적인 ‘시니어타워’로 꼽힌다. 서울 도심의 초고층 건물에 들어서는 데다가 호텔식 서비스와 커뮤니티 활동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스타시티’ 내에 있으며 2개 동이 각각 지상 50층, 지상 40층의 초고층건물이다. 442채 모두가 184m² 규모로 반경 500m 내에 건국대, 건국대병원, 스타시티 쇼핑몰 등이 있으며 단지 내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 영화관, 은행, 병원 등 문화시설 및 편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더 클래식 500은 건국대병원과 연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담 간호사와 의사가 상주해 입주 회원의 건강을 개인별로 체크하고 발병 후 조치보다는 사전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전담 주치의부터 전담간호사와 영양사, 물리치료사, 운동처방사까지 전문 인력이 개인별 맞춤식 건강, 운동, 영양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체계적으로 회원의 건강을 관리한다. 건국대병원이 바로 옆에 있어 언제든지 편리하게 찾아가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입주민을 위한 건국대 교양과정과 연관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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