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또 수난… 다시 일어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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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PC업체→법정관리→졸업→이번엔 워크아웃

채권단, 매각 절차 진행중
“4분기엔 정상화” 기대감

국내 최초의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이면서 한때 벤처의 상징이었던 삼보컴퓨터가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2년 만에 다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보 26일자 A1면 참조
성지건설 등 건설사 7곳 퇴출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삼보컴퓨터를 C등급으로 분류했다. C등급에 대해서는 채권은행들이 워크아웃을 통해 조기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다.

삼보컴퓨터는 이용태 전 회장이 1980년 자본금 1000만 원으로 설립했다. 이듬해 1월 이 전 회장은 서울 청계천의 한 사무실에서 국내 최초의 PC를 만들었다. 이후 삼보컴퓨터는 급성장해 2000년에는 매출 4조 원 규모로 국내 2위의 PC 제조업체가 됐다.

하지만 이후 대만 업체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지 못해 내리막길을 걸었고 2005년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처지가 됐다. 1000명의 직원 중 4분의 3인 750명이 회사를 떠났고 삼보컴퓨터는 2007년 10월 벤처기업 셀런에 인수됐다.

인수 후에는 축적된 기술력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역량을 재정비하며 재기를 시도했다. 2008년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49억 원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끝내 재기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삼보컴퓨터는 낮은 이익률을 감수한 채 가격경쟁을 벌이는 PC 분야에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보고 내비게이션,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그러나 실적은 기대 이하였고 1분기에만 437억 원의 손실을 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회사였던 셀런의 대주주는 횡령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다. 현재 대주주인 산은캐피탈과 기은캐피탈은 삼보컴퓨터의 매각을 결정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PC를 제외한 다른 분야를 정리하면서 생긴 손실을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에 앞으로 대규모 적자가 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매각 및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4분기에는 회사가 다시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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