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이사 - 학군수요 꺾이면서 하락 안정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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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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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3억 돌파했던 서울 강남 4구
한달새 최고 10%가량 떨어져
수도권 하반기 7만여 채 신규 입주
대기물량 풍부… 당분간 약세 보일듯


《연초부터 거침없이 올랐던 아파트 전세 가격이 꼭짓점을 지나 다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학군 수요와 봄 이사철 등 그동안 전세금을 끌어올렸던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세 시장이 하락안정기를 거친 뒤 겨울철이나 내년쯤에 다시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송파 및 강북권 중심으로 하락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지역의 전세가격은 4월 셋째 주(12∼16일)에 처음으로 하락세(전주 대비 ―0.01%)를 나타냈고, 5월 둘째 주(10∼14일)엔 ―0.06%로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또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격도 마찬가지로 최근 하락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금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입주량 감소로 전세 물량이 대폭 줄어들었고, 학군이 좋은 강남지역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몰리면서 강남 4개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이 올 초엔 3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면서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도 청약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세입자 신분을 택해 전세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자취를 감췄다. 특히 송파 서초 노원 중랑구 등 예전에 전세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던 곳에서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의 장미1차 아파트(214m²)는 지난달 말 전세금이 5억 원이었지만 21일 현재 4억5000만 원으로 10%나 내렸다. 서초구 반포동의 주공1단지(72m²)도 전세금이 같은 기간 2억1000만 원에서 1억9000만 원으로 하락했고, 노원구 상계동 우성아파트(112m²)도 1억7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1000만 원 정도 전세금이 내렸다.

부동산114 이호연 과장은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고 전세 비수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특히 입주 물량이 많은 강북권을 중심으로 약세가 지속되고 나머지 지역의 상승폭도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하락안정세 당분간 유지될 듯

이 같은 전세금의 약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전세금은 통상 이사 및 학군수요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출렁거림을 반복해왔다. 특히 최근 1, 2년 사이 상승폭이 컸던 지역은 그만큼 가격 되돌림의 폭도 크다.

부동산 업계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전세시장이 하락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전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입주 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하반기(7∼12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약 7만8000채가 신규로 입주한다. 서울에선 상암월드컵파크단지가 2800여 채, 길음뉴타운에서 약 2000채가 각각 들어선다. 경기 지역은 고양 덕이지구(4900채) 식사지구(7200채) 파주교하신도시(6500채) 등에서 대규모 입주단지가 많다.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입주하면 그 영향은 해당 단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 시장까지 퍼져 나간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수도권 입주물량이 많고, 여름엔 이사 수요가 적기 때문에 전세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게다가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관심도 예전보다 못해 이에 따른 대기수요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학군 수요가 다시 불거지는 올겨울이나 대규모 입주가 마무리되는 내년쯤에 다시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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