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효과?’… 주가 연중최고 1752.20, 환율 연중최저 1104.10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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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 신청에 글로벌증시 일제히 상승
선진국경기 꺾이는 3분기, 경제 회복 시험대 될듯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세계 주식시장이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 증시도 연중 최고기록을 새로 수립했고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26일 코스피는 전 영업일인 23일보다 15.17포인트(0.87%) 오른 1,752.20으로 마감했다. 연중 최고점이자 2008년 6월 18일(1,774.13) 이후 가장 높은 지수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종합주가는 2.30%, 대만 자취안지수는 1.91% 각각 올랐다. 23일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63%, S&P500지수는 0.71%, 영국 FTSE100지수는 1.03%, 독일 DAX지수는 1.47%, 프랑스 CAC40지수는 0.68% 올랐다. 유럽 주요국 지수는 26일에도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0원 내린 1104.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08년 9월 10일(1095.5원) 이후 최저치다.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한 것은 지난 주말 그리스가 IMF와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는 소식으로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호전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기업의 실적이 잇달아 전망치를 웃돈 점도 상승세를 부추겼다.

세계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그동안 그리스 위기, 골드만삭스 피소 등으로 다소 움츠러들었던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특히 토러스투자증권은 “코스피 1,700 선 이상에서는 주식비중을 줄이자는 그동안의 전략은 잘못됐다”고 반성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미국의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이 계속 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신흥국 시장의 주식을 강하게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에 미국 S&P500지수가 견조하게 움직이는 한 한국 지수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환율이 11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외국인투자가가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더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민간은행을 대변하는 국제기구인 국제금융연합회(IIF)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3%로 IMF의 3.2%보다 약간 높게 전망했다. 중남미 등 신흥국 경제가 5%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는 데다 미국의 고용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가계 순자산이 세 분기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그리스의 구제금융 요청이 문제를 일시 봉합한 것이지 해결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경기가 꺾일 것으로 보이는 3분기 이후에 재정난을 겪고 있는 특정 국가의 위기가 불거지면 이를 방어할 세력이 없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개연성이 크다는 것.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을 풀어 회복한 세계 경제는 두바이, 그리스 등 약한 곳에서부터 문제가 터지고 있다”며 “경기회복세가 약해질 때 세계적 영향력이 큰 국가에서 문제가 터지면 다시 한 번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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