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1분기 최대실적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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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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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영업익 2202억
작년 동기比 32배 급증
아시아나도 흑자전환 예상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고전했던 국내 항공사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해외 여행객 및 항공 화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매출 2조5990억 원, 영업이익 2202억 원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무려 32배(3236%) 증가한 수치다. 순익도 지난해 5263억 원 적자에서 2269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1분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이다.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아시아나항공도 1분기 최대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매출 1조1100억 원, 영업이익 105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대 증가가 예상되며,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서 중국·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자가 크게 증가했고, 화물 사업도 국내 기업의 수출증가로 물동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1분기 동안 대한항공을 이용한 해외 여행객은 389만여 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수치다.

대한항공의 1분기 화물 수송량도 23억1500만 FTK(톤킬로미터·무게와 수송거리를 곱한 단위)로 전년보다 21.1% 증가했다. 특히 국내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 물량 증가 영향이 컸다. 대한항공 측은 “한국발 화물의 매출 비중이 2009년 1분기 24%에서 올해 37%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4∼6월)에도 좋은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여객부문도 한미 비자면제협정 효과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여기에 한-캐나다 항공자유화 효과 본격화, 중국 상하이 엑스포 특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주노선의 경우 표를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예약률이 높은 편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4월 예약률이 최근 3년간 실적 중 가장 좋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국내 항공사뿐 아니라 해외 항공사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2월 전 세계 항공 수요는 여객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9.5%, 화물 운송 부문에서 26.5% 증가했다.

지역별로 유럽 항공 수요는 지지부진한 반면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 수요는 크게 늘었다. 유럽 항공사들은 여객과 화물 수요 증가폭이 모두 전 세계 평균치를 밑돌았다. 북미 항공사의 경우 여객 부문은 4.4% 증가로 미진했지만 화물은 34.1% 증가해 아태지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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